동업은 법적으로 조합입니다
원장 여럿이 돈을 내고 함께 병원을 운영하기로 약속하면 민법상 조합 관계가 됩니다. 계약서에 정하지 않은 부분은 민법 조합 규정으로 채워지는데, 그 규정만으로는 병원 현실과 맞지 않는 결과가 나오기 쉽습니다.
예를 들어 존속기간을 정하지 않은 동업이면 각 원장은 언제든 탈퇴할 수 있지만, 부득이한 사유 없이 조합에 불리한 시기에는 탈퇴하지 못합니다(민법 제716조). 이때 '불리한 시기'가 언제인지를 두고 다투게 됩니다. 계약서에 미리 정해 두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처음부터 적어 둘 항목
세무 신고에는 손익분배 비율과 출자금 정도만 쓰이지만, 원장들 사이에서는 나머지 조항이 더 중요합니다. 최소한 다음 항목은 넣어 두세요.
- 출자금과 지분 비율. 장비나 인테리어로 출자하면 그때 시세로 평가하는 방법
- 손익분배 비율과 진료 시간·행정 업무 분담에 따른 조정 방식
- 의사결정 방법. 만장일치로 정할 일과 다수결로 정할 일의 구분
- 의료사고 배상 부담과 배상책임보험 가입
- 존속기간, 탈퇴 절차, 탈퇴할 때 지분 평가 방법과 지급 시기
- 해산 사유와 해산 뒤 상호·환자 관리·장비를 누가 갖는지
- 동업 기간에 대해 나중에 나온 세금 추징 분담
- 동업 중 겸업 금지와 탈퇴 뒤 일정 기간·지역 개원 제한
탈퇴 조항이 한쪽에 너무 불리하면 효력을 잃을 수 있습니다
탈퇴한 원장과는 탈퇴 당시의 조합 재산 상태를 기준으로 계산하고, 지분은 금전으로 돌려줄 수 있습니다(민법 제719조). '다른 동업자 동의 없이 탈퇴하면 지분을 받을 수 없다'고 정해 두었다가 탈퇴를 사실상 막는 조항이라며 법원에서 효력이 부정된 사례가 있습니다.
지분 평가는 감정평가기관 두 곳의 평균처럼 방법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지급은 몇 번에 나눠 언제까지 할지 적어 두세요. 남는 원장이 한 번에 큰돈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현실도 반영해야 합니다.
탈퇴할 때 끝나지 않은 일, 예를 들어 진행 중인 의료분쟁이나 세무조사는 끝난 뒤에 따로 계산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719조 제3항). 계약서에도 이런 미정산 항목을 누가 어떻게 부담할지 적어 두세요.
제명은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만
동업자를 내보내는 제명은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 다른 조합원 전원이 일치해야 결정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718조 제1항). 지분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소수 지분 원장을 내보낼 수는 없고, 재계약 조건을 두고 의견이 갈린 것만으로는 정당한 사유가 되기 어렵다고 본 판결도 있습니다.
횡령, 오랜 기간 진료 불참, 겸업 금지 위반처럼 제명할 수 있는 사유를 계약서에 미리 적어 두면 다툼이 줄어듭니다. 제명 결정은 당사자에게 통지해야 그 원장에게 효력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같은 조 제2항).
개설 명의와 1인 1개설
공동개원이라면 개설 신고서에 누구를 개설자로 올릴지부터 정합니다. 한 원장 이름으로만 신고하고 다른 원장은 지분만 갖는 구조에서, 지분만 가진 원장이 이미 다른 의원을 운영하고 있다면 둘 이상의 의료기관 개설·운영을 금지한 의료법 제33조 제8항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분원을 내면서 다른 원장 명의를 빌리고 본원에서 자금과 인사를 정하는 구조도 같은 문제가 생깁니다. 지분 구조를 정할 때 개설 명의와 실제 운영이 맞는지 함께 보셔야 합니다.
이미 갈등이 시작됐다면
대화로 정리가 안 되면 결국 정산금 청구 소송으로 갑니다. 병원 자산 감정이 필요해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갈등 초기에 통장 내역, 회의록, 수익 배분 기록을 확보하고 감정 대상과 방법을 정리해 두면 소송 기간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공동 명의 통장에서 돈을 일방적으로 빼 가거나 상대 원장의 진료 일정을 막는 식의 대응은 오히려 손해배상 문제를 만들 수 있습니다.
상대 원장이 수익을 배분하지 않는다며 횡령으로 고소하는 일도 있습니다. 형사 고소는 협상 수단처럼 쓰이기 쉬워, 민사 정산과 방향을 맞춰 정해야 합니다. 지산은 계약서 작성부터 정산 협상과 소송, 형사 고소 대응까지 같은 변호사가 이어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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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동업계약서 없이 말로만 약속하고 개원했습니다.
말로 한 약속도 동업 계약으로 인정될 수 있지만 내용을 증명하기 어렵습니다. 지금이라도 출자 내역과 수익 배분 기록을 정리하고, 서로 합의되는 범위에서 계약서를 새로 써 두는 편이 좋습니다.
동업자가 나가면서 근처에 새로 개원하려 합니다.
계약서에 경업 금지 조항이 있으면 그 내용대로 다툴 수 있습니다. 조항이 없다면 탈퇴 경위와 정산 내용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니 계약서와 탈퇴 합의서를 함께 보고 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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