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기업

음주운전 집행유예가 의사 면허를 흔드는 이유

김한솔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4.21

예전에는 의료인이 면허를 잃는 형사 사건이 주로 의료 관련 법률 위반이었습니다. 음주운전이나 폭행처럼 진료와 무관한 사건은 면허와 별개라고 생각하는 분이 많았고, 실제로 그랬습니다. 2023년 개정 의료법은 이 구분을 없앴습니다. 시행된 지 몇 해가 지났지만 이 변화를 모른 채 사건을 맞는 분이 여전히 적지 않습니다.

무엇이 바뀌었나

2023. 5. 19. 공포되고 2023. 11. 20. 시행된 개정 의료법은 범죄의 종류를 묻지 않고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사람을 결격사유로 정했습니다(제8조 제4호~제6호). 금고 이상의 실형을 받고 집행이 끝난 뒤 5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 집행유예 기간이 끝난 뒤 2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 선고유예 기간 중인 사람이 그 대상입니다. 이미 의료인이라면 면허를 취소해야 합니다(제65조 제1항).

예외는 의료행위 중 업무상과실치사상죄(형법 제268조)로 그렇게 된 경우뿐입니다. 진료 중 사고로 금고형을 받은 것과 진료 밖의 범죄로 금고형을 받은 것을 법이 다르게 다루는 셈입니다.

언제 저지른 일인지가 먼저입니다

개정법 부칙 제2조는 시행 전에 저지른 범죄로 금고 이상의 실형이나 집행유예,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에는 종전 규정을 따르도록 했습니다. 기준은 판결 날짜가 아니라 범죄를 저지른 날입니다. 2023. 11. 20. 이전의 일이라면 판결이 그 뒤에 나왔더라도 종전 규정으로 판단합니다.

그래서 상담에서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도 사건 날짜입니다. 여러 행위가 이어진 사건이라면 각 행위가 언제 있었는지에 따라 판단이 갈릴 수 있습니다.

면허를 지키는 싸움은 형사 법정에서

결격사유에 따른 취소는 행정청이 '해야 하는' 처분이라, 형이 확정되면 행정 절차에서 다툴 여지가 좁습니다. 벌금형은 결격사유가 아니므로, 같은 사건에서 벌금형이 선택될 수 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금고 이상 형의 선고유예도 그 기간 중에는 결격사유라는 점을 놓치기 쉽습니다. 벌금형의 선고유예는 결격사유가 아닙니다.

집행유예의 경우 기간 계산도 생각보다 깁니다. 징역형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면 유예기간 2년에 그 뒤 2년이 더해져, 그동안 결격 상태가 이어지는 셈입니다.

이런 사건의 변론은 일반 형사 사건과 목표가 다릅니다. 형의 길이보다 형의 종류가 면허를 가르기 때문에, 피해 회복과 양형 자료를 벌금형이라는 목표에 맞춰 준비합니다. 재판부에 면허취소라는 부수 효과를 설명하는 것도 변론의 한 부분입니다.

취소된 면허는 3년이 지나야 재교부를 신청할 수 있고, 금고 이상 실형으로 취소된 뒤 같은 사유로 다시 취소되면 10년입니다. 형사 판결 하나가 진료 경력 전체에 미치는 무게를 생각하면, 수사 단계에서부터 방향을 정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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