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기업
처분 사전통지 의견서, 반성문으로 쓰면 안 되는 이유
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9.22사전통지서를 받으면 많은 분이 먼저 억울함을 길게 적습니다. 얼마나 성실하게 진료해 왔는지, 이번 일이 왜 생겼는지, 앞으로 얼마나 조심할지를 몇 장에 걸쳐 씁니다. 마음은 이해되지만 처분 기관이 의견서에서 찾는 것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기한부터 확인합니다
의견제출 기한은 통지서에 적혀 있고, 행정청은 이를 10일 이상으로 정해야 합니다(행정절차법 제21조 제3항). 정당한 이유 없이 기한까지 의견을 내지 않으면 의견이 없는 것으로 봅니다(같은 법 제27조 제4항). 자료 준비에 시간이 더 필요하면 연장을 요청할 수 있지만 받아들일지는 처분 기관이 정하므로, 기한 안에 기본 의견서를 먼저 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의견서는 항목별로 씁니다
- 통지서의 위반 사실 가운데 실제와 다른 부분
- 적용한 처분 기준이 맞는지(위반 횟수, 기준 기간)
- 기소유예·선고유예 같은 감경 사유와 그 결정서
- 처분 시효가 지나지 않았는지
- 정지 기간 동안 생길 진료 공백과 환자·직원에 대한 영향
각 항목에는 근거 자료를 붙입니다. 환자의 감사 편지나 동료 의사의 탄원서보다 진료기록, 결정서, 근무표 같은 객관적 자료가 반영되기 쉽습니다. 형사 사건이 진행 중이라면 형사 결론이 나온 뒤에 처분해 달라는 요청도 함께 적습니다.
반성의 뜻을 적지 말라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그 내용은 의견서의 맨 끝에 짧게 두고, 재발을 막으려고 실제로 바꾼 것을 함께 적는 편이 설득력이 있습니다. 청구 프로그램 설정을 바꾼 기록, 광고 검수 절차를 새로 만든 문서, 직원 교육 일지 같은 것들입니다.
형사 기록과 어긋나지 않게
의견서에서 하는 주장이 경찰 조사에서 한 진술과 다르면 설명이 필요합니다. 이유 없이 말이 바뀌면 의견서 전체의 신빙성이 떨어집니다. 처분 의견서를 쓰기 전에 조서와 결정서를 다시 읽고, 같은 사실을 같은 방식으로 설명하는지 확인하세요.
의견서가 받아들여지지 않아 처분이 나오면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안에 행정심판이나 취소소송을 낼 수 있습니다. 소송을 내도 정지 기간은 그대로 시작되므로 시작일 전에 집행정지를 함께 신청해야 합니다. 의견서 단계에서 정리한 쟁점이 소송에서도 그대로 이어지니, 처음 쓰는 의견서부터 소송을 염두에 두고 쓰는 것이 좋습니다.
면허취소 통지라면
면허취소는 처분 전에 청문을 거쳐야 합니다(의료법 제84조). 청문에서는 의견서보다 직접 진술할 기회가 주어지니 무엇을 말할지 미리 정리해 둡니다. 자격정지를 세 번 이상 받으면 면허취소 사유가 되므로(제65조 제1항 제2호), 지금 받은 자격정지 통지가 몇 번째인지에 따라 다툴지 여부의 무게도 달라집니다.
의견서는 우편이든 방문이든 제출한 날짜를 증명할 수 있게 내고, 낸 의견서와 첨부 자료 사본을 한 묶음으로 보관하세요. 처분서가 나오면 의견서의 어느 부분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는지 대조하는 데 씁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기업 칼럼 더 보기
기업
현지조사는 정말 예고 없이 나올까
보건복지부 현지조사는 7일 전 사전통지가 원칙이고 당일 통지는 정해진 경우에만 허용됩니다. 변호사 입회와 녹음에 관한 규정도 함께 정리했습니다.
강현우 파트너 변호사2026.10.03기업
민사에서 배상 판결이 났다면 형사도 유죄일까
의료사고 형사 사건은 예견 가능성, 회피 가능성, 인과관계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돼야 합니다. 민사와 형사의 기준이 왜 다르고, 2026년 10월 이후 절차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정리했습니다.
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10.03기업
수사관 전화를 받은 날, 진료가 끝나고 적어 둘 것
경찰서에서 걸려 온 첫 통화에서 할 일은 많지 않습니다. 무엇을 묻고 무엇을 말하지 않을지, 통화 다음 날부터 할 일을 정리했습니다.
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