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기업
기소유예로 끝났는데 자격정지 사전통지가 왔습니다
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7.05수사가 기소유예로 마무리되면 대부분 사건이 끝났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몇 달 뒤 보건복지부에서 자격정지 사전통지서가 옵니다. 기소유예는 죄가 없다는 결정이 아니라, 혐의는 인정되지만 여러 사정을 고려해 기소하지 않는다는 결정이기 때문입니다.
형사와 처분은 따로 움직입니다
자격정지는 형사 판결과 별개의 행정 절차입니다. 수사기관의 결정이나 수사 자료를 근거로 진행되기도 하고, 형사 재판이 끝나기 전에 사전통지가 오기도 합니다. 그래서 수사 단계에서 어떤 결론을 받아들이느냐는 면허 처분까지 내다보고 정해야 합니다.
상담에서 자주 보는 장면이 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에 혐의를 대체로 인정하고 선처를 구했고, 그 결과 기소유예를 받았습니다. 형사 부담은 사라졌지만, 혐의를 인정한 조서와 결정서가 그대로 처분의 근거가 됩니다. 처분 단계에서 사실관계를 다시 다투려 하면 왜 수사 때와 말이 다른지부터 설명해야 합니다.
감경 규정은 있지만 범위가 정해져 있습니다
의료관계 행정처분 규칙은 같은 사건으로 기소유예를 받으면 처분기준의 2분의 1 범위에서 최대 3개월, 선고유예를 받으면 3분의 1 범위에서 최대 2개월까지 줄일 수 있게 합니다. 리베이트 수수는 이 감경에서 빠집니다. 줄일 수 있다는 규정이라 의견서에 감경 사유와 결정서를 함께 내야 반영됩니다.
기준표 자체가 바뀌기도 합니다. 2026년 4월부터 의료인이 아닌 사람에게 의료행위를 하게 한 경우의 자격정지 기준이 3개월에서 6개월로 올라갔습니다. 몇 년 전에 들은 기준으로 계산하면 틀릴 수 있습니다. 위반 횟수를 몇 차로 셌는지도 처분 기간을 바꾸는 요소라, 예전 처분 이력이 어떻게 반영됐는지 통지서와 대조해 보세요.
처분 시효도 확인합니다
자격정지는 사유가 생긴 날부터 5년(거짓 청구는 7년)이 지나면 할 수 없고, 공소가 제기된 기간은 이 기간에서 빠집니다(의료법 제66조 제6항). 오래전 일로 통지를 받았다면 언제 사유가 생겼는지부터 따져 봅니다. 기소유예 사건은 공소가 제기되지 않았으므로 사유가 생긴 날부터 그대로 계산하게 됩니다.
그래서 수사 단계에서 정할 것
혐의를 다툴지, 인정하고 선처를 구할지를 정할 때 형사 결과만 보면 안 됩니다. 기소유예를 받으면 형사 부담은 사라지지만 혐의를 인정한 전제가 처분에 쓰이고, 혐의없음을 받으면 처분의 근거가 약해집니다.
사건마다 자료와 쟁점이 달라 정답은 없지만, 처음부터 두 절차를 나란히 놓고 방향을 정해야 한다는 점은 같습니다. 결정서는 받는 대로 보관해 두세요. 처분 단계에서 그대로 씁니다.
이미 기소유예를 받은 뒤라면 할 수 있는 일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결정서를 붙여 감경을 구하는 것, 결정서에 적히지 않은 사실까지 통지서가 넓게 잡았다면 그 부분을 다투는 것, 처분 기간 동안의 진료 공백과 환자 불편을 구체적으로 적어 처분 수위를 정할 때 고려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입니다. 어느 쪽이든 의견제출 기한 안에 내야 하므로 통지서를 받은 날 기한부터 확인하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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