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기업
벌금 약식명령을 받은 의사가 7일 안에 따져 볼 것
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1.24의료법 위반이나 업무상과실치상 사건에서 법원이 재판 없이 약식명령으로 벌금을 정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법정에 서지 않고 끝난다는 점에서 안도하는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의사에게 약식명령은 벌금 액수보다 그 뒤에 올 처분을 먼저 계산해야 하는 서류입니다.
7일이라는 기한
약식명령에 불복하려면 고지를 받은 날부터 7일 안에 정식재판을 청구해야 합니다(형사소송법 제453조 제1항). 우편으로 받았다면 받은 날이 기준이니 봉투와 송달 날짜를 확인해 두세요. 이 기한이 지나면 약식명령은 확정되고, 거기 적힌 공소사실이 그대로 굳어집니다.
벌금보다 먼저 볼 것
벌금형은 의료인 결격사유인 금고 이상의 형에 해당하지 않아 면허취소로 바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그 원인이 된 행위가 자격정지 사유라면, 확정된 약식명령을 근거로 보건복지부의 자격정지 사전통지가 뒤따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리베이트 수수처럼 처분 감경에서 빠지는 유형도 있습니다. 벌금 몇백만 원을 내고 끝내는 결정이 실제로는 몇 개월의 진료 공백을 받아들이는 결정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 약식명령의 공소사실이 실제와 같은지
- 그 사실이 자격정지 사유에 해당하는지, 기준 기간은 얼마인지
- 같은 사실로 환수나 업무정지가 함께 걸려 있는지
- 정식재판에서 다툴 자료가 있는지
정식재판을 청구하면 더 무거워질까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서는 약식명령보다 중한 종류의 형을 선고하지 못합니다(형사소송법 제457조의2 제1항). 벌금이 징역형으로 바뀌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다만 같은 벌금형 안에서 액수가 올라갈 수는 있고, 그때는 판결서에 양형 이유를 적어야 합니다(같은 조 제2항).
그래서 판단 기준은 이길 수 있느냐 하나가 아닙니다. 공소사실 가운데 일부만 바로잡아도 처분 기준이 달라지는지, 재판 기간 동안 처분 일정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재판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공소사실이 사실과 다르다면 정식재판에서 다투는 것이 면허를 지키는 길이 될 수 있고, 사실관계에 다툼이 없다면 처분 단계의 의견서에 힘을 쏟는 편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사건 종류에 따라 다른 계산
업무상과실치상 사건이라면 계산이 조금 다릅니다. 의료행위 중 업무상과실치사상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아도 면허취소 사유에서 빠지기 때문에(의료법 제65조 제1항 제1호 단서), 면허보다 민사 배상과 환자 측과의 관계를 함께 보게 됩니다. 반면 진료기록 수정이나 허위진단서 같은 혐의가 섞여 있다면 그 부분이 처분으로 이어질 수 있어 공소사실을 하나씩 나눠 봐야 합니다.
정식재판을 청구한 뒤에 생각이 바뀌면 1심 판결 선고 전까지 취하할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454조). 일단 기한 안에 청구해 두고 기록을 검토할 시간을 버는 방법도 있다는 뜻입니다. 7일은 생각보다 짧으니 약식명령을 받은 날 바로 상담을 잡으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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