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기업
소장을 받은 원장님께, 답변서 30일과 그다음 1년
강현우 파트너 변호사2026.02.03법원에서 온 등기우편을 열어 보니 손해배상 청구 소장입니다. 피고란에 병원 이름과 함께 원장 본인의 이름도 적혀 있습니다. 소송이 처음인 원장님들이 가장 먼저 묻는 것은 언제까지 무엇을 내야 하느냐입니다.
30일 안에 답변서를
소장 부본을 받은 날부터 30일 안에 답변서를 내야 합니다(민사소송법 제256조 제1항). 이 기한을 넘기면 법원은 청구 원인 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보고 변론 없이 판결할 수 있습니다(제257조 제1항). 병원 법인, 개설자, 담당 의사가 함께 피고가 됐다면 각자 받은 날짜가 다를 수 있으니 따로 확인하세요. 봉직의가 함께 피고가 됐다면 병원과 의사 개인의 이해가 갈리는 부분이 없는지도 처음에 짚어 둡니다.
첫 답변서에 모든 반박을 담을 필요는 없습니다. 청구를 다툰다는 취지와 기본 경과를 적고, 자세한 주장은 진료기록 감정 결과를 본 뒤 준비서면으로 이어 가는 것이 보통입니다. 다만 사실과 다른 주장이 소장에 있다면 첫 답변서에서 분명히 부인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소장에 적힌 청구 금액은 감정 결과를 본 뒤 늘어나는 경우도 있으니 처음 금액만 보고 사건의 크기를 판단하지 마세요.
환자 측 주장은 두 갈래로 옵니다
의료 소송에서 환자 측은 진료상 과실과 함께 설명의무 위반을 따로 주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료 자체에 잘못이 없다고 인정되더라도 수술이나 시술 전에 위험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면 위자료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진료 경과와 별도로 설명 과정의 자료를 모아야 합니다.
- 진료 경과를 시간순으로 정리한 표와 근거 기록 쪽수
- 동의서 원본과 설명할 때 쓴 그림·자료
- 상담 기록과 동석자
- 환자의 기왕증, 다른 병원 진료 기록
- 진료비 내역과 미납금
환자의 기왕증과 다른 병원 진료 기록은 손해 범위를 다툴 때 금액을 크게 바꿉니다. 사고 전부터 있던 증상이나 다른 병원에서 받은 치료가 지금의 상태에 얼마나 작용했는지가 쟁점이 되기 때문입니다.
길게 보고 정할 것
의료 소송은 진료기록 감정과 사실조회를 거치느라 1년 넘게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동안 법원 조정이나 화해 권고가 오기도 하니, 처음부터 받아들일 수 있는 합의 범위를 함께 정해 두면 판단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배상책임보험이나 공제에 가입했다면 약관에 따라 소송 사실을 알리고 보험사와 대응 방향을 맞추세요.
같은 일로 형사 고소가 함께 들어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민사에서 낸 주장과 경찰에서 한 진술이 어긋나지 않도록 두 사건을 같은 시간표 위에 놓고 관리해야 합니다. 소송 중에 법원이 병원에 진료기록 제출이나 사실조회를 요구하면 기한 안에 성실히 회신하되, 회신 내용도 답변서의 주장과 맞는지 한 번 더 보세요. 지산에서는 병원 자문을 맡아 온 변호사가 민사를 맡고, 형사 고소가 들어오면 검사 출신 대표변호사가 조사 대응을 함께 맡아 두 사건의 방향을 맞춥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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