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기업
동의서에 서명을 받았는데 설명의무 위반이라고요?
강현우 파트너 변호사2026.04.02의료 손해배상 소송에서 환자 측 주장은 대개 두 갈래입니다. 진료 과정에 과실이 있었다는 주장, 그리고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는 주장입니다. 두 번째 주장 앞에서 "동의서에 서명까지 받았는데요"라는 말씀을 자주 듣습니다.
법이 정한 설명 항목
의료법 제24조의2는 생명이나 신체에 중대한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수술, 수혈, 전신마취를 할 때 미리 설명하고 서면으로 동의를 받도록 합니다. 설명해야 할 내용도 법에 적혀 있습니다. 환자가 의사결정능력이 없는 경우에는 법정대리인에게 설명하고 동의를 받습니다.
- 환자에게 발생하거나 발생 가능한 증상의 진단명
- 수술 등의 필요성, 방법과 내용
- 설명하는 의사와 수술에 참여하는 주된 의사의 성명
- 수술 등에 따라 전형적으로 예상되는 후유증이나 부작용
- 수술 전후 환자가 지켜야 할 사항
설명과 동의 절차 때문에 수술이 늦어져 환자의 생명이 위험해지거나 중대한 장애가 생기는 경우는 예외입니다. 위반하면 300만원 이하 과태료 대상이지만, 분쟁에서 더 무거운 것은 과태료가 아니라 손해배상입니다. 환자는 동의서 사본을 달라고 요청할 수 있으므로, 분쟁이 생기면 동의서가 가장 먼저 상대방 손에 들어간다고 보셔야 합니다.
서명이 증명하지 못하는 것
서명된 동의서는 설명 절차가 있었다는 점을 보여 줄 뿐, 무엇을 어떻게 설명했는지까지 보여 주지는 못합니다. 인쇄된 양식에 부작용 목록이 길게 적혀 있어도 환자 측은 '그런 설명은 듣지 못했다'고 다툴 수 있습니다. 서명 날짜가 수술 직전이라면 환자에게 생각할 시간이 충분했는지도 쟁점이 됩니다.
동의서 여백에 손으로 그린 수술 부위 그림, 환자 질문에 대한 메모, 설명에 쓴 자료가 남아 있으면 실제 설명이 있었다는 정황이 됩니다. 함께 있던 간호사나 상담 직원의 기억도 시간이 지나면 흐려지므로, 분쟁 조짐이 보이면 그날의 설명 상황을 바로 정리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수술 직전에 집도의가 바뀌는 경우도 짚어 둘 만합니다. 주된 의사가 바뀌면 변경 사유와 내용을 환자에게 서면으로 알려야 하고, 이를 빠뜨리면 설명의무 문제를 넘어 대리수술 의혹으로 번지기도 합니다.
과실과는 따로 판단됩니다
설명의무 위반은 진료상 과실과 별개의 쟁점입니다. 수술 자체에 잘못이 없다고 인정돼도 설명이 부족했다면 위자료 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설명을 충분히 했다는 사실이 진료상 과실을 덮어 주지도 않습니다.
두 쟁점은 각각 준비해야 합니다. 동의서 양식을 정비할 때도 법이 정한 다섯 항목이 빠짐없이 들어 있는지, 주된 의사가 바뀔 때 알리는 서면 양식이 따로 있는지부터 확인해 보세요. 양식은 한 번 고치면 되지만, 설명을 기록하는 습관은 진료실마다 따로 자리 잡아야 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기업 칼럼 더 보기
기업
현지조사는 정말 예고 없이 나올까
보건복지부 현지조사는 7일 전 사전통지가 원칙이고 당일 통지는 정해진 경우에만 허용됩니다. 변호사 입회와 녹음에 관한 규정도 함께 정리했습니다.
강현우 파트너 변호사2026.10.03기업
민사에서 배상 판결이 났다면 형사도 유죄일까
의료사고 형사 사건은 예견 가능성, 회피 가능성, 인과관계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돼야 합니다. 민사와 형사의 기준이 왜 다르고, 2026년 10월 이후 절차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정리했습니다.
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10.03기업
수사관 전화를 받은 날, 진료가 끝나고 적어 둘 것
경찰서에서 걸려 온 첫 통화에서 할 일은 많지 않습니다. 무엇을 묻고 무엇을 말하지 않을지, 통화 다음 날부터 할 일을 정리했습니다.
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