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기업
자격정지 기간, 병원은 어떻게 돌아가야 하나
강현우 파트너 변호사2026.03.19자격정지 처분이 확정되면 원장님들이 가장 먼저 묻는 것은 처분 자체보다 그 기간의 운영입니다. 예약된 환자는 어떻게 하는지, 직원 급여는 계속 줘야 하는지, 다른 의사를 불러 진료를 이어 가도 되는지. 처분 기간을 잘못 보내면 더 무거운 처분이 따라오기 때문에 시작 전에 정리해 둬야 합니다.
본인은 의료행위를 할 수 없습니다
자격정지 기간에 의료행위를 하면 면허취소 사유가 되고(의료법 제65조 제1항 제2호), 이 사유로 취소되면 2년 동안 면허를 다시 받을 수 없습니다(같은 조 제2항). 다른 병원에서 진료를 돕거나 봉사 진료나 자문 형식으로 환자를 보는 것도 의료행위가 들어가면 같습니다. 정지 기간에 원장 이름으로 처방전이 나가지 않도록 전자의무기록의 계정 설정도 확인해 두세요.
병원 문을 열어 둘 수 있는지
자격정지는 의료인 개인에 대한 처분이라 다른 의사가 진료를 이어 가는 방식은 가능할 수 있습니다. 다만 거짓 청구를 이유로 개설자가 자격정지를 받았다면 그 의료기관은 정지 기간 동안 의료업을 할 수 없습니다(의료법 제66조 제3항). 처분 사유가 무엇인지에 따라 답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의료기관에 대한 업무정지라면 더 엄격합니다. 업무정지 기간에 다른 의사 명의로 바꾸고 실제로는 계속 운영하면 다른 의료인 명의로 의료기관을 운영한 것(의료법 제4조 제2항)이 되고, 그 기간의 청구도 문제가 됩니다. 후배 명의로 넘겼다가 명의만 빌린 운영으로 판단된 판결도 보도된 적이 있습니다.
시작 전에 정리할 것
- 처분서의 정지 시작일과 종료일, 처분 근거
- 정지 기간의 예약 환자 연락과 다른 의료기관 안내
- 진료를 이어 갈 의사의 근무 형태와 계약
- 직원 근무와 급여 처리 방침
- 처분을 다툰다면 시작일 전 집행정지 신청 여부
진료를 이어 갈 의사를 구한다면 그 의사가 실제로 진료와 처방을 책임지는 구조여야 합니다. 이름만 걸어 두고 원장이 뒤에서 지시하는 방식은 정지 중 의료행위로 의심받기 쉽습니다. 환자에게는 담당 의사가 바뀐다는 사실을 미리 알려 두는 편이 혼란을 줄입니다.
직원 급여는 처분 사유와 별개로 근로관계의 문제입니다. 병원 사정으로 쉬게 한다면 휴업수당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근무를 줄이거나 휴가를 쓰게 할 때도 직원과 미리 협의하고 기록을 남기세요. 처분을 다툴 생각이라면 소송을 내도 정지 기간은 그대로 시작되므로, 시작일 전에 집행정지를 함께 신청해야 합니다.
정지가 끝난 뒤
정지 기간이 끝나면 다음 날부터 다시 진료할 수 있지만, 처분 이력은 남습니다. 자격정지를 세 번 이상 받으면 면허취소 사유가 되므로(의료법 제65조 제1항 제2호), 이번 처분의 원인이 된 부분은 다시 문제 되지 않게 고쳐 두어야 합니다. 청구 방식, 광고 검수, 진료기록 서명처럼 위반이 생긴 지점을 정해 바꾼 내용을 문서로 남겨 두면 다음 점검이나 조사에서도 설명 자료가 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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