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기업

간호조무사에게 맡긴 시술, 진료 보조는 어디까지인가

김한솔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9.23

레이저, 주사, 봉합처럼 반복되는 처치를 직원에게 맡기는 일은 바쁜 의원에서 흔한 유혹입니다. 오랫동안 해 온 방식이라 문제를 느끼지 못하다가, 퇴사한 직원의 신고나 환자 민원으로 한꺼번에 드러나곤 합니다. 이때 처벌은 직원 한 사람에게 그치지 않습니다.

보조의 기준은 진찰, 지시, 감독

간호법 제15조는 간호조무사가 간호사를 보조하거나,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는 의사의 지도 아래 환자의 요양을 위한 간호와 진료의 보조를 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구체적인 업무 범위는 보건복지부령에 맡겨져 있습니다. 보조 범위인지는 의사가 먼저 환자를 보고 무엇을 할지 정했는지, 구체적으로 지시하고 현장에서 감독했는지로 판단합니다.

의사가 자리를 비운 사이 직원이 스스로 판단해 시술했다면 보조로 보기 어렵습니다. 피부를 뚫거나 조직에 손상을 줄 수 있는 행위일수록 의사가 직접 하거나 가까이에서 감독했어야 한다고 보는 경향이 강합니다. 약의 종류와 양을 직원이 정했다면 더 그렇습니다.

간호사라고 해서 모든 수술 보조가 허용되는 것도 아닙니다. 간호법은 병원급 의료기관 가운데 보건복지부령이 정한 기관에서 일정한 자격을 갖춘 간호사가 의사의 일반적 지도와 위임에 따라 진료지원업무를 할 수 있게 했지만, 그 범위를 벗어나 간호사가 스스로 수술 행위를 했다면 여전히 무면허 의료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하게 한 의사의 책임

의료인이 아닌 사람에게 의료행위를 하게 한 사람은 5년 이하 징역이나 5천만원 이하 벌금입니다(의료법 제27조 제5항, 제87조의2 제2항). 그로 인해 환자가 다치면 7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7천만원 이하 벌금, 숨지면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입니다.

행정처분 규칙은 의료인이 아닌 사람에게 의료행위를 하게 한 의사에게 자격정지 6개월, 의료인에게 면허 범위 밖의 행위를 하게 한 경우 자격정지 3개월을 기준으로 둡니다. 의료기관에는 업무정지 3개월 기준이 따로 있습니다. 형사, 자격정지, 업무정지가 한 사건에서 한꺼번에 오는 셈입니다.

피부관리실과 연계했다면

병원과 피부관리실이 공간을 같이 쓰고 수익을 나누는 구조에서 관리사가 의료기기로 시술했다면 영리 목적의 무면허 의료행위가 문제 됩니다. 의사가 아닌 사람이 영리를 목적으로 의료행위를 업으로 하면 보건범죄단속법 제5조에 따라 무기 또는 2년 이상 징역에 100만원 이상 1천만원 이하 벌금을 함께 매기므로, 의료법보다 훨씬 무겁습니다. 원장이 그 구조를 알고 묵인했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직원과 원장 모두 피의자가 되는 사건이라 진술이 엇갈리면 서로에게 불리해집니다. 그렇다고 미리 말을 맞추면 증거인멸을 의심받으니, 각자 근무표와 진료기록에 근거해 사실대로 말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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