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고소당했다는데 몇 달째 조용할 때

김한솔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10.05

헤어진 연인이 고소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연락을 끊었다, 회식 다음 날 동료가 경찰서에 갔다고 들었다. 그 뒤로 몇 주, 몇 달이 지나도 아무 연락이 없으면 차라리 빨리 불러 줬으면 좋겠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그런데 이 기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나중 조사의 출발선을 정합니다.

연락이 늦게 오는 이유

고소가 들어가면 경찰은 보통 고소인 조사와 자료 확인을 먼저 합니다. 피해자 진술을 듣고, 메시지나 CCTV처럼 제출된 자료를 보고, 필요하면 참고인을 부른 뒤 피고소인에게 연락합니다. 고소인 조사 일정이 피해자 사정으로 늦어지는 경우도 흔합니다. 익명 계정으로 오간 메시지라면 플랫폼에 가입 정보를 요청하고 회신을 받는 데만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도 합니다.

2026년 10월 2일 이후 접수된 고소 사건은 경찰이 수리일부터 3개월 안에 수사를 마치고 송치 여부를 정하도록 법에 기한이 생겼습니다(형사소송법 제238조). 그래도 사건마다 사정이 달라서, 연락 시점을 짐작해 마음을 놓거나 조급해할 이유는 없습니다. 고소가 아예 접수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참고인 조사가 먼저 이뤄지는 사건이라면 공통 지인에게서 경찰이 연락했다는 이야기를 먼저 듣기도 합니다. 그때 그 지인에게 무엇을 물었는지, 뭐라고 답했는지 캐묻는 것도 피해야 합니다. 회사에 사내 신고가 함께 들어간 사건이라면 회사 조사에 낸 경위서가 수사기관에 넘어갈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 두세요.

먼저 경찰에 연락해 봐야 할까

고소 여부를 확인하려고 경찰서에 먼저 전화하는 분도 있습니다. 확인 자체가 문제 되지는 않지만, 그 통화에서 사건 경위를 설명하기 시작하면 준비 없이 첫 진술을 하는 셈이 됩니다. 확인이 꼭 필요하다면 변호인을 통해 접수 여부와 담당 부서만 묻는 편이 안전합니다.

상대방에게 정말 고소했느냐고 묻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고소를 취소해 달라는 부탁으로 이어지기 쉽고, 그 연락은 회유나 압박의 자료가 됩니다. 원하지 않는 연락이 반복되면 스토킹처럼 별도의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SNS에 상대방을 짐작하게 하는 글을 올리는 것도 같은 이유로 조심해야 합니다.

이 시간에 해 둘 일

  • 상대방과의 대화방 전체를 내보내기 기능으로 백업하기
  • 그날의 결제 내역과 택시·교통 기록을 앱에서 내려받기
  • 함께 있던 사람의 이름과 연락처 적어 두기
  • CCTV가 있었을 만한 장소 정리하기(보관 기간이 짧은 곳이 많습니다)
  • 기억이 흐려지기 전에 시간표 메모 만들기

연락이 늦을수록 기록은 사라지고 기억은 흐려집니다. 반대로 이 기간에 자료를 정리해 둔 사람은 출석요구를 받은 날, 준비가 절반쯤 끝난 상태에서 시작합니다. 메모를 쓸 때는 유리한 내용만 고르지 말고 불리해 보이는 장면까지 함께 적어 두세요. 수사기관은 상대방 휴대폰과 다른 기록으로 같은 장면을 보게 됩니다. 연락이 오면 그날 죄명과 사건번호부터 확인하면 되고, 상담은 연락을 받기 전에 미리 받아 둘 수도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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