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혐의없음이 나왔다고 곧바로 무고가 되지는 않습니다

김한솔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10.05

억울한 고소에서 벗어난 분들이 가장 먼저 꺼내는 말은 "이제 무고로 고소할 수 있죠"입니다. 몇 달을 시달렸으니 당연한 마음입니다. 다만 혐의없음이라는 결론과 무고죄 사이에는 생각보다 큰 거리가 있습니다.

무고죄가 요구하는 것

형법 제156조는 타인이 형사처분이나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나 공무원에게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 사람을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신고 내용이 객관적 사실과 다르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고소인이 그것이 허위라는 사실을 알면서 신고했다는 점까지 인정되어야 합니다.

성범죄 사건의 혐의없음은 범죄를 증명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뜻인 경우가 많습니다. 두 사람의 기억이 엇갈렸거나, 고소인이 같은 일을 다르게 받아들인 정도라면 무고가 되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겪은 일을 신고했다면 수사 결과와 관계없이 무고가 아닙니다.

성범죄 사건에서 이 구분이 특히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법원은 피해자가 바로 신고하지 못하거나 진술의 세부가 조금씩 달라지는 사정을 넓게 이해합니다. 사소한 진술 차이를 근거로 무고를 주장하면 받아들여지기 어렵고, 행위의 순서나 장소처럼 핵심 사실에서 객관 자료와 정면으로 어긋나야 비로소 의미가 생깁니다.

결정서의 이유를 먼저 읽습니다

그래서 결정 통지 한 장만 보고 움직이지 말고 결정서의 이유를 확인해야 합니다. 증거가 부족해 판단을 보류한 것인지, 고소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적극적으로 본 것인지에 따라 무고 고소의 전망이 달라집니다. 허위임을 보여주는 자료는 본 사건에서 쓴 자료와 따로 모아야 합니다.

  • 사건 직후 고소 내용과 반대되는 메시지나 만남 요청
  • 고소 전후의 금전 요구나 합의금 언급
  • CCTV나 위치 기록처럼 고소 내용과 정면으로 어긋나는 자료
  • 수사 과정에서 고소인 진술이 바뀐 지점

언제 움직일지도 법적 판단입니다

본 사건이 끝나지 않았는데 맞고소하면 보복으로 비칠 수 있고, 수사기관도 본 사건 결론을 먼저 보려 합니다. 2026. 10. 2. 이후 불송치 통지를 받은 고소인은 통지일부터 3개월 안에 이의신청할 수 있고, 이의신청이 있으면 사건은 검사에게 넘어갑니다(형사소송법 제245조의7). 불기소 처분에는 통지일부터 30일 안에 항고할 수 있습니다(공소청법 제57조). 이 기간이 지나 결론이 굳어졌는지 확인한 뒤 움직이는 편이 안전합니다.

고소인이 나중에 거짓이었다고 인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무고한 사람이 신고한 사건의 재판이나 징계처분이 확정되기 전에 자백하거나 자수하면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합니다(형법 제157조, 제153조). 무고 고소를 하면 이번에는 내가 고소인으로 조사를 받으니, 감정적인 표현보다 날짜와 자료 중심으로 고소장을 써야 합니다. 허위 고소로 생긴 정신적 피해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은 형사 결과와 별개로 검토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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