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회사에 알려질까 봐 연차를 쓰는 분들께
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10.04출석요구를 받은 분들이 혐의만큼 많이 묻는 것이 회사에 알려지느냐입니다. 조사 날짜를 잡으면서 사유를 둘러대고 연차를 쓰고, 혹시 회사로 우편이 갈까 봐 주소를 몇 번이나 확인합니다. 걱정의 크기에 비해 정확한 정보는 많지 않은 편입니다.
일반 회사에는 통보 제도가 없습니다
사기업에 다니는 경우, 수사기관이 수사를 시작했다는 사실을 회사에 알리는 제도는 없습니다. 수사기관은 출석요구 방법과 일시를 정할 때 피의자의 명예나 사생활의 비밀이 침해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고(수사준칙 제19조 제1항), 출석요구도 본인에게 합니다. 변호인을 선임하면 일정 협의 같은 연락은 변호인이 받습니다. 회사가 범죄경력을 마음대로 조회할 수도 없습니다. 범죄경력조회는 수사와 재판, 법령이 정한 자격 확인처럼 법이 열거한 경우에만 할 수 있습니다(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6조).
다만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은 성범죄 경력을 조회하도록 되어 있어, 학원이나 학교, 의료기관처럼 취업제한 대상 기관에서 일한다면 판결 이후 사정이 달라집니다.
공무원은 다릅니다
공무원은 수사기관이 수사를 시작한 때와 마친 때에 10일 안에 소속 기관의 장에게 그 사실을 통보해야 하고, 공소청(검찰청)은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한 때 통보합니다(국가공무원법 제83조 제3항). 통보를 받은 기관은 수사 중인 사건의 징계 절차를 미룰 수 있지만 반드시 미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같은 조 제2항).
그래서 공무원은 수사 초기부터 기관 내부 절차를 함께 준비해야 합니다. 성폭력범죄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당연퇴직 사유가 되므로(같은 법 제33조 제6호의3, 제69조), 처분의 종류와 벌금 액수가 신분과 바로 이어집니다. 교원이나 군인도 각자의 법률에 따라 기관 안의 절차가 따로 움직이니, 소속 기관의 규정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알려지는 경로는 대개 따로 있습니다
실제로 회사가 알게 되는 경우를 보면 제도보다 사람을 거쳐 알려지는 일이 더 흔합니다. 피해자가 같은 회사 사람이어서 사내 신고가 함께 들어갔거나, 회식처럼 동료들이 있던 자리에서 생긴 일이거나, 동료에게 탄원서나 진술을 부탁하면서 알려지는 식입니다. 사내 신고가 들어간 경우 회사가 형사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징계 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지는 사규와 사건 내용에 따라 다릅니다.
- 사내 신고가 들어갔다면 회사 경위서와 경찰 진술을 같은 내용으로 맞추기
- 동료에게 사건을 이야기할 범위를 먼저 정하기
- 회사 이메일이나 사내 메신저로 변호사와 연락하지 않기
- 조사 일정은 변호인을 통해 업무에 지장이 적은 날로 협의하기
회사에 알리지 않는 것과 회사에 사실과 다른 말을 하는 것은 다릅니다. 회사가 정식으로 경위를 묻는데 사실과 다른 경위서를 내면, 나중에 그 문서가 수사기관에 넘어가 진술의 신빙성을 흔들 수 있습니다. 무엇을 말하지 않을지는 정할 수 있어도, 말한 내용은 사실이어야 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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