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성 관련 학교폭력, 학교가 바로 경찰에 알리는 이유
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2.27"담임선생님께 상담만 했는데 경찰에서 연락이 왔어요." 성 관련 학교폭력 상담에서 자주 듣는 말입니다. 피해학생 부모님은 아이가 원치 않았는데 왜 신고됐는지 당황하고, 가해학생 부모님은 학교 면담이 끝나기도 전에 수사가 시작된 데 놀랍니다. 이 구조를 미리 알면 첫 대응이 달라집니다. 신고 자체를 막을 수는 없지만, 신고 이후의 순서는 준비할 수 있습니다.
학교에는 신고 의무가 있습니다
청소년성보호법 제34조제2항은 초·중등학교의 장과 종사자가 직무상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의 발생 사실을 알게 되면 즉시 수사기관에 신고하도록 정합니다. 같은 조항은 학원과 교습소에도 같은 의무를 지웁니다. 교육부 안내는 피해학생 측이 원하지 않아도 신고하되, 신고할 때 피해학생 측의 의사를 수사기관에 충분히 전하라고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성 관련 사안에서는 학교 상담이 곧 수사의 출발점이 됩니다. 학교에 낸 확인서와 경찰 진술이 달라지면 양쪽 모두에서 믿음을 얻기 어렵습니다. 가해학생 측은 학교 면담 전에 사실관계부터 정리하셔야 하고, 피해학생 측은 아이가 같은 이야기를 몇 번이나 하게 될지 미리 순서를 정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나이에 따라 적용되는 법이 갈립니다
행위한 학생이 만 14세 이상이면 형사사건이 됩니다. 아동·청소년에 대해 폭행이나 협박으로 추행하면 청소년성보호법 제7조제3항에 따라 2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이면 소년부 보호사건으로 갑니다.
피해학생이 13세 미만이면 동의가 있었다는 주장은 통하지 않습니다(형법 제305조제1항). 13세 이상 16세 미만을 상대로 한 경우의 규정(같은 조 제2항)은 행위자가 19세 이상일 때만 적용되므로, 학생 사이 사건에서는 대부분 폭행·협박이나 위력이 있었는지, 상대가 원하지 않았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절차 안에서 지켜지는 것들
- 성 관련 사안은 학교장과 관련 교원 말고는 알지 못하게 비밀을 지켜야 하고, 업무 담당자의 비밀 누설은 처벌 대상입니다(학교폭력예방법 제21조·제22조)
- 19세 미만 피해자의 수사기관 진술은 영상으로 녹화하되, 피해자나 보호자가 원하지 않으면 녹화하지 않습니다(성폭력처벌법 제30조)
-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면 심의위원회는 기한 안에 회의를 열되 조치 결정을 미룰 수 있습니다
신체 접촉이 있었다면 씻거나 옷을 빨기 전에 병원이나 해바라기센터를 먼저 찾는 것이 좋습니다. 피해학생 측이 원하면 수사기관 진술에 보호자나 신뢰하는 사람이 함께할 수 있는지도 미리 물어 두세요. 가해학생 측은 사과하겠다며 피해학생에게 직접 연락하지 말고, 대리인을 통해 피해학생 측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과 시점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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