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가해학생 부모에게 손해배상을 물을 수 있는 경우

김미소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3.02

아이에게는 대개 재산이 없습니다. 그래서 학교폭력 손해배상에서 현실적인 쟁점은 가해학생의 부모에게도 청구할 수 있느냐로 모입니다. 답은 가해학생의 나이와 부모가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어린 아이라면 부모가 대신 책임집니다

민법 제753조는 미성년자가 자기 행위의 책임을 알 만한 지능이 없으면 배상 책임이 없다고 정합니다. 그 대신 제755조가 감독할 법정의무가 있는 사람, 보통은 부모에게 배상 책임을 지웁니다. 부모가 감독의무를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점을 증명하면 책임을 면하지만, 실제로 인정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몇 살부터 책임능력이 있는지는 법에 정해져 있지 않아 사건마다 판단합니다.

중·고등학생이라면 부모의 감독 소홀을 보여야 합니다

자기 행위의 책임을 알 나이라면 가해학생 본인이 배상 책임을 집니다. 이때 부모에게도 청구하려면, 부모가 감독의무를 다하지 않았고 그것이 손해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는 점을 보여야 합니다. 대법원은 이런 경우 부모가 민법 제750조에 따른 일반 불법행위 책임을 지고, 감독의무 위반과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는 청구하는 쪽이 증명해야 한다고 봅니다(대법원 1994. 2. 8. 선고 93다13605 전원합의체 판결).

그래서 자료가 중요합니다. 학교가 이전에 부모에게 문제를 알렸는지, 부모가 그 연락에 어떻게 대응했는지, 같은 행동이 반복됐는데도 아무 조치가 없었는지 같은 사정이 감독 소홀을 보여 주는 재료입니다.

이혼한 부모라면

부모가 이혼해 한쪽이 친권자와 양육자로 정해졌다면, 따로 사는 부모는 원칙적으로 아이에 대한 감독의무를 지지 않습니다. 다만 실제로 공동 양육자처럼 아이를 돌봤거나, 아이의 불법행위를 구체적으로 예견할 수 있었는데도 아무 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22. 4. 14. 선고 2020다240021 판결).

여럿이 함께 괴롭혔다면

여러 학생이 함께 괴롭혔다면 공동불법행위로 연대해 배상할 책임이 있고, 누구의 행위로 손해가 생겼는지 알 수 없을 때도 같습니다(민법 제760조). 피해학생 측은 가해학생 누구에게든 손해 전부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 청구는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 안에 해야 합니다
  • 미성년자가 성적 침해를 당한 경우에는 성년이 될 때까지 시효가 진행되지 않습니다(민법 제766조제3항)
  • 형사 합의를 할 때 민사 청구까지 정리하는지 합의서에 분명히 적습니다. 빠뜨리면 합의 뒤에 소장이 다시 올 수 있습니다

가해학생 부모님 쪽에서 보면, 사건이 알려진 뒤 어떻게 감독했는지가 그대로 책임 판단의 재료가 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연락을 피하기보다 학교와 협조한 기록을 남기는 편이 결과적으로 낫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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