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확인서 제출이 내일까지라면, 오늘 밤 할 일
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3.03학교에서 확인서 양식을 받아 오는 날은 대개 제출 기한도 함께 듣습니다. 내일까지, 길어야 이틀. 부모는 일단 내고 보자는 마음이 들고, 아이는 빨리 끝내고 싶어 합니다. 형사 사건 기록을 보다 보면 사건의 방향이 첫 진술에서 정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학교폭력도 다르지 않습니다.
확인서는 학교 안 서류처럼 보이지만 쓰임새가 넓습니다. 사안조사 보고서의 바탕이 되고, 심의위원회 위원들이 가장 먼저 읽고, 행정심판에서는 처음 주장과 나중 주장이 같은지 비교하는 기준이 됩니다. 경찰 수사가 시작되면 경찰도 이 서류를 봅니다.
기한은 물어볼 수 있습니다
기한이 너무 촉박하면 하루 이틀 늘려 줄 수 있는지 학교에 물어보세요. 서둘러 잘못 쓴 확인서를 나중에 바로잡는 것보다 처음부터 정확하게 내는 편이 훨씬 수월합니다. 학생 확인서를 학교에서 바로 쓰게 했다면 무엇을 썼는지 사본을 요청하거나 아이와 그날 바로 적어 두세요.
보호자 확인서는 아이 확인서를 대신 쓰는 서류가 아닙니다. 아이 확인서에서 빠진 경위를 채우고, 평소 두 학생의 관계와 사건을 알게 된 경로를 적는 서류입니다. 가해 측이라면 사건 뒤 집에서 한 대화나 상담 예약처럼 실제로 바꾼 것을, 피해 측이라면 수면과 식사, 등교 거부처럼 눈에 보이는 아이의 변화를 적으세요. 한 문장에 한 가지 사실만 담는 것도 요령입니다.
- 아이 이야기를 날짜순 한 장짜리 표로 옮긴다(날짜, 장소, 행동, 근거 자료)
- 표에서 인정할 부분과 사실과 다른 부분을 나눈다
- 아이가 직접, 자기 말투로 쓰게 하고 부모는 빠진 사실만 확인한다
- 기억나지 않는 날짜는 3월 둘째 주쯤처럼 기억나는 만큼만 쓴다
- 보호자 확인서에는 사건을 알게 된 경위와 그 뒤 가정에서 한 일을 적는다
가장 흔한 두 가지 실수
하나는 일단 다 인정하고 선처를 바라는 확인서입니다. 하지 않은 행동까지 인정하면 그 행동이 조치 판단에 그대로 들어가고, 뒤에 다투려 해도 처음엔 인정하지 않았느냐는 말을 듣습니다. 다른 하나는 반대로 분명한 증거가 있는 행동까지 부인하는 확인서입니다.
대화방 캡처 한 장으로 무너지는 부인은 반성하지 않는다는 평가만 남깁니다. 다들 그랬다, 분위기상 어쩔 수 없었다 같은 표현도 조심하세요. 가담을 인정하는 말로 읽히기 쉽습니다.
피해학생 측이라면 무게를 두는 곳이 다릅니다. 괴롭힘이 처음 시작된 때, 반복된 횟수, 가장 힘들었던 장면을 구체적으로 쓰고 근거 자료에 번호를 붙이면 조사관이 사건을 빨리 이해합니다. 어느 쪽이든 상대 학생이나 학교를 탓하는 감정적인 문장은 빼는 편이 읽는 사람의 신뢰를 얻습니다.
이미 냈다면
잘못 쓴 부분을 뒤늦게 발견했다면 추가 확인서나 의견서로 무엇이 왜 달랐는지 이유와 함께 바로잡으면 됩니다. 당황해서 잘못 썼다거나 선생님이 불러 주는 대로 썼다는 사정이 있으면 그것도 구체적으로 적습니다. 심의 당일 갑자기 말을 바꾸는 것보다 훨씬 낫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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