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학교폭력, 학교에도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김미소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8.07

괴롭힘이 몇 달씩 이어진 사건에서는 부모님의 분노가 결국 학교로 향합니다. 담임에게 여러 번 알렸는데 달라진 것이 없었다면 더 그렇습니다. 학교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은 가능하지만, 학교가 모든 일에 책임지는 것은 아니어서 그 범위를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보호감독의무에는 범위가 있습니다

교사와 학교의 보호감독의무는 학생의 생활 전부에 미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이 의무가 학교에서의 교육활동과 이와 밀접하게 관련된 생활관계에 미치고, 그 안에서 사고가 생길 것을 예측할 수 있었던 경우에 책임이 인정된다는 입장입니다. 하굣길이나 방학 중 동네에서 생긴 일까지 학교 책임으로 묻기는 대체로 어렵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쉬는 시간이나 체험학습처럼 교육활동과 이어진 시간이라면 학교 밖이라도 다툼의 여지가 있습니다.

민법 제755조제2항은 감독의무자를 대신해 책임능력 없는 사람을 감독하는 사람도 책임을 진다고 정하는데, 학교에 있는 동안의 교사가 이런 자리에 설 수 있습니다.

판례가 책임을 인정한 장면

대법원은 중학생 집단따돌림 사건에서 담임교사가 학생들 사이의 갈등을 알 수 있었는데도 제대로 대처하지 않은 과실을 인정하고, 학교를 설치한 지방자치단체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습니다(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5다16034 판결). 학교가 무엇을 알았는지, 알 수 있었는지가 판단의 중심이었습니다. 반대로 학교가 미리 알 수 없었던 돌발적인 다툼이라면, 학교 안에서 생긴 일이라도 학교 책임이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사건 전부터 쌓인 기록이 있는지가 학교 책임을 묻는 소송의 성패를 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학교를 상대로 청구하려면 '학교가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자료로 보여 줘야 합니다. 담임에게 보낸 문자, 상담 기록, 학교에 낸 민원과 그 답변이 핵심 자료입니다. 학교장은 학교폭력을 축소하거나 은폐해서는 안 된다는 의무도 지고 있어서(학교폭력예방법 제19조제2항), 신고 이후 학교의 대응도 함께 살펴봅니다.

누구를 상대로 청구하나

  • 국공립학교는 학교를 설치·운영하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 사립학교는 학교법인(담임교사 개인에게 직접 청구할 수 있는지는 사안에 따라 따로 따져야 합니다)
  • 가해학생과 그 부모는 학교와 별도로, 또는 함께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른 절차와의 관계

치료비 일부는 학교안전공제회나 시·도교육청이 먼저 부담하는 구조가 있어, 이미 받은 금액과 겹치지 않게 청구 항목을 나눠야 합니다. 교육지원청에 손해배상 분쟁조정을 신청할 수도 있지만, 고소나 소송이 제기되면 조정이 중지될 수 있습니다(시행령 제28조). 학교를 상대로 한 소송은 시간이 걸리고 아이가 그 학교에 계속 다니는 경우도 많으니, 아이의 학교생활에 어떤 영향을 줄지까지 함께 고민하고 결정하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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