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학교가 분리를 미룰 때 피해 측 부모가 남길 기록

김미소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4.23

사흘째입니다. 신고는 했는데 아이는 여전히 가해 학생과 같은 교실에 앉아 있습니다. 담임교사는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만 합니다.

이럴 때 부모는 학교에 찾아가 언성을 높이기 쉽지만, 그보다 먼저 할 일이 있습니다. 무엇을 언제 누구에게 요청했는지 남기는 일입니다. 학교 사정상 분리할 공간이나 인력이 부족해 늦어지기도 하지만, 사정이 어떻든 아이가 매일 가해 학생과 마주치는 상황은 바로 바뀌어야 합니다.

학교에 요청할 수 있는 것

학교장은 학교폭력을 알게 되면 원칙적으로 지체 없이 가해자와 피해학생을 분리해야 하고, 가해학생에게 접촉·협박·보복 금지 조치를 해야 합니다(학교폭력예방법 제16조제1항, 제17조제4항). 피해학생이 원하면 심리상담, 일시보호, 치료 같은 긴급보호도 먼저 할 수 있습니다. 가해 학생이 접촉 금지를 어기고 말을 걸거나 메시지를 보내면 그것도 날짜별로 저장해 학교에 알리세요. 신고에 대한 보복은 심의위원회 소집 사유이고 더 무거운 조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제13조제2항, 제17조제2항).

같은 반이라 실질적인 분리가 어렵다면 전담기구 심의를 거쳐 가해학생을 출석정지하거나 학급을 바꿔 달라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제17조제6항). 분리가 어떤 방식으로, 언제까지 이뤄지는지도 구체적으로 물어보세요. 교실 자리만 바꾸고 급식실과 하굣길은 그대로인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요청은 기록이 남는 방법으로

전화나 복도에서 한 요청은 나중에 들은 적 없다는 말 한마디로 사라집니다. 담임교사나 학교폭력 책임교사에게 문자나 이메일로 보내고, 답이 오면 화면을 저장해 두세요. 요청서는 길 필요가 없습니다.

  • 신고한 날짜와 아이가 가해 학생과 마주치는 상황(교실, 급식실, 하굣길)
  • 요청하는 조치(분리, 접촉 금지, 긴급보호, 우선 학급교체나 출석정지)
  • 답을 받고 싶은 날짜
  • CCTV 영상 보존 요청

학교가 그래도 움직이지 않으면 그동안의 요청과 답변을 날짜순으로 정리해 교육지원청에 알리세요. 학교장은 학교폭력을 축소하거나 은폐해서는 안 되고(제19조제2항), 학교가 알고도 보호조치를 하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면 나중에 학교 측 책임을 따질 때 이 기록이 근거가 됩니다. 어디서부터 도움을 받아야 할지 막막하다면 법률, 상담, 보호 서비스를 연결해 주는 피해학생 지원 조력인 제도를 이용할 수 있는지도 교육지원청에 물어보세요(제16조의3).

아이가 학교에 못 가는 날이 생기면

분리가 늦어져 아이가 결석하게 되면 첫날부터 담임교사에게 학교폭력 피해로 등교가 어렵다고 서면으로 알려 두세요. 보호가 필요해 쉰 날은 학교장이 인정하면 출석일수에 넣을 수 있습니다(제16조제4항). 진단서나 상담 소견서가 있으면 학교가 판단하기 쉽습니다. 분리 요청과 출석 인정 요청을 한 장에 묶어 내면 학교도 상황을 한눈에 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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