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학교가 분리하지 않아도 되는 네 가지 경우
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7.01"신고했는데 왜 그 아이가 아직 같은 반에 있나요?" 피해학생 부모님이 신고 다음 날 가장 많이 하시는 질문입니다. 법은 분명히 분리를 원칙으로 정해 두었습니다. 그런데 그 원칙에는 예외가 붙어 있고, 학교가 그 예외를 근거로 움직이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분리는 원칙입니다
학교폭력예방법 제16조제1항 단서는 학교장이 학교폭력을 알게 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지체 없이 가해자와 피해학생을 분리하도록 정합니다. 괄호 안에 '교사를 포함한다'고 적혀 있어서, 가해자가 선생님인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분리 기간과 방법은 교육부장관이 정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분리는 심의위원회 결정을 기다리지 않는 조치입니다. 학교가 사건을 알게 된 그 시점부터 의무가 생기고, 피해학생 측이 따로 신청서를 내야만 움직이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분리 기간이 정해져 있어서 그 기간이 끝난 뒤에도 아이를 떼어 놓아야 한다면 다른 근거를 찾아야 합니다. 이 부분은 아래에서 다시 설명하겠습니다.
시행령이 정한 예외
어떤 경우가 '특별한 사정'인지는 시행령 제17조의2제1항이 정합니다. 네 가지입니다.
- 피해학생이 분리에 반대하는 뜻을 밝힌 경우
- 가해자나 피해학생이 교육활동 중이 아닌 경우
- 자체해결 요건 네 가지를 모두 갖춘 경미한 사안인 경우
- 학교장의 우선 출석정지나 학급교체로 이미 분리된 경우
두 번째 예외가 실무에서 자주 문제가 됩니다. 방학 중이거나 학원, 동네에서 생긴 일이라면 학교가 이 예외를 들어 분리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예외도 조심해야 합니다. 아이가 보복이 두려워 '괜찮다'고 말했을 수 있기 때문에, 반대 의사를 밝히기 전에 아이와 충분히 이야기를 나눠 보시는 게 좋습니다.
예외에 걸려도 길은 남아 있습니다
분리 의무가 없다고 보호까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피해학생이 긴급보호를 요청하면 학교장은 심의 전이라도 심리상담, 일시보호, 치료를 먼저 할 수 있습니다. 피해학생과 보호자가 요청하면 학교장은 전담기구 심의를 거쳐 가해학생에게 출석정지나 학급교체를 먼저 할 수 있고(같은 법 제17조제6항), 이때 출석정지 기간은 심의위원회 조치 결정 때까지로 정할 수 있습니다.
접촉·협박·보복 금지는 장소를 따지지 않습니다. 학교장은 학교폭력을 알게 되면 지체 없이 이 조치를 해야 하고(같은 법 제17조제4항), 메신저나 SNS 연락도 여기에 들어갑니다.
요청은 서면으로, 동선은 구체적으로
학교에 "떼어 놓아 주세요"라고만 말하면 답도 막연하게 돌아옵니다. 같은 교실, 급식 시간, 복도, 방과후 수업, 학원 차량처럼 실제로 마주치는 장소와 시간을 적고, 아이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진료 기록과 함께 내 보세요. 학교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 답변도 문서로 받아 두셔야 다음 단계에서 쓸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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