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진단서 '2주'가 학교폭력 절차를 가르는 이유
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7.19아이가 맞고 들어온 날, 부모님들이 많이 묻는 것 가운데 하나가 "진단서는 몇 주로 받아야 하나요"입니다. 질문 자체는 조금 어색하지만 그 뒤에 있는 감각은 정확합니다. 학교폭력 절차에서 '2주'라는 숫자는 여러 갈림길에 동시에 놓여 있기 때문입니다.
학교 안에서 끝날 수 있는지가 갈립니다
학교장 자체해결은 법이 정한 경미한 사안에서만 가능합니다. 그 첫 번째 요건이 2주 이상의 신체적·정신적 치료가 필요한 진단서를 발급받지 않았을 것입니다(학교폭력예방법 제13조의2제1항제1호). 이런 진단서가 있으면 피해학생 측이 원하더라도 학교 안에서 마무리할 수 없고 심의위원회로 갑니다.
여기서 '정신적'이라는 단어를 놓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몸에 남은 상처가 없어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2주 이상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으면 같은 요건에 걸립니다. 따돌림이나 단톡방 괴롭힘처럼 눈에 보이는 상처가 없는 사건에서 특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심의 전 우선 조치에도 쓰입니다
학교장은 심의위원회 결정 전이라도 일정한 경우 가해학생에게 출석정지나 학급교체를 먼저 할 수 있습니다. 시행령 제21조는 그 사유 가운데 하나로 '전치 2주 이상의 상해'를 들고 있습니다. 진단서가 아이를 상대와 떼어 놓는 근거가 되는 셈입니다. 이때 학교장은 해당 학생이나 보호자의 의견을 들어야 하므로, 진단서는 피해학생 측이 분리를 요청하는 서면에 함께 붙여 내는 것이 좋습니다.
형사 절차에서는 상해와 폭행을 나눕니다
경찰 수사로 이어지면 진단서는 폭행이냐 상해냐를 가르는 자료가 됩니다. 폭행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지만, 상해는 그렇지 않습니다. 다만 진단서가 있다고 곧바로 상해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실제 상처의 정도와 치료 경과를 함께 봅니다.
가해학생 측에서 보면 반대의 이야기도 됩니다. 진단 기간이 길다고 심의위원회의 심각성 평가가 자동으로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진단서를 받은 날짜가 사건과 많이 떨어져 있거나, 진료기록에 적힌 경위가 실제와 다르다면 그 점을 짚을 수 있습니다. 다만 상대 아이의 상처를 깎아내리는 말투는 반성 정도 평가에서 손해가 되므로, 사실과 자료로만 이야기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하시길 권합니다
- 사건 당일이나 다음 날 바로 진료를 받고, 상처 사진을 날짜가 보이게 남깁니다
- 아이가 잠을 못 자거나 등교를 힘들어하면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도 미루지 않습니다
- 진단서와 함께 사건과의 관련성을 적은 소견서를 받아 둡니다
- 진료비·상담비 영수증은 처음부터 한 봉투에 모읍니다
진단서를 부풀려 받으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기간을 과장한 진단서는 오히려 신빙성을 흔듭니다. 아이 상태를 있는 그대로 기록해 두어야, 나중에 어느 절차로 가든 그 기록이 아이 편에 서 줍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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