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먼저 맞았는데 왜 우리 아이도 가해학생인가요

김한솔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7.06

"우리 애는 맞다가 한 번 밀친 것뿐인데요." 쌍방 사건에서 부모님들이 가장 억울해하는 대목입니다. 먼저 맞은 아이에게도 조치가 나오고, 경찰에서는 쌍방폭행으로 조사받으라는 연락이 옵니다. 법이 이런 다툼을 어떻게 보는지 알면 무엇을 주장해야 할지가 보입니다.

학폭위는 행위를 학생마다 따로 봅니다

서로 주고받은 다툼에서는 두 학생이 모두 가해학생이자 피해학생의 자리에 섭니다. 심의위원회는 시행령 제19조의 판단 요소를 학생마다 따로 적용하므로, 누가 먼저 시비를 걸었는지, 누가 더 세게 때렸는지, 각자 얼마나 다쳤는지가 각각의 조치에 반영됩니다.

그래서 '상대가 먼저 했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 말은 상대의 행위를 설명할 뿐 우리 아이의 행위를 설명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한 행동을 인정할 부분과 다툴 부분으로 나누고, 그 행동에 이른 경위를 함께 보여 주어야 합니다. 행위의 차이가 분명한데 두 학생에게 같은 호수가 나왔다면, 회의록을 받아 위원회가 두 학생의 행위를 어떻게 구분했는지 확인하고 다툴 수 있습니다.

정당방위가 좁은 이유

형법 제21조제1항은 현재의 부당한 침해로부터 자기나 다른 사람의 법익을 지키기 위한 행위가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벌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현재'와 '상당한 이유'입니다. 지금 막 들어오는 공격을 막는 행동이어야 하고, 그 상황에 비추어 지나치지 않아야 합니다.

그래서 맞은 뒤 되갚아 때린 행동은 정당방위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공격이 끝난 뒤의 반격은 막는 행동이 아니라 새로운 공격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서로 때릴 생각으로 맞붙은 싸움도 마찬가지입니다. 반면 일방적으로 맞다가 벗어나려고 밀친 정도라면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방위가 지나쳤더라도 형을 줄이거나 면제할 수 있고, 공포나 당황 때문이었다면 벌하지 않을 수 있다는 규정도 있습니다(같은 조 제2항·제3항).

먼저 맞았다는 사정은 어디에 쓰이나

  • 학폭위에서는 고의성과 우발성을 판단하는 자료가 됩니다
  • 형사 절차에서는 정당방위가 아니더라도 처분을 정할 때 고려되는 사정이 됩니다
  • 쌍방 합의를 할 때 서로의 책임 비율을 이야기하는 근거가 됩니다

자료는 장면 단위로

쌍방 사건의 결론은 장면 순서에서 갈립니다. 누가 먼저 무엇을 했고, 공격이 언제 시작돼 언제 멈췄는지, 아이가 피하려 한 흔적이 있는지를 초 단위에 가깝게 정리해야 합니다. 학교 CCTV는 보존 기간이 짧은 경우가 많아 신고 직후 보존을 요청해야 하고, 그 자리에 있던 학생 명단도 일찍 만들어 두는 편이 좋습니다. 혼자 한 폭행이라면 서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혀 형사 절차를 끝낼 수 있지만, 학교 절차는 신고를 거둔다고 자동으로 멈추지 않는다는 점도 기억해 두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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