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학교폭력 사과, 빨리 하는 것보다 제대로 하는 것
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8.24당장 찾아가서 무릎이라도 꿇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을 가해학생 측 부모에게서 자주 듣습니다. 잘못이 분명하다면 사과는 필요합니다. 심의위원회도 반성 정도와 화해 정도를 조치 판단 기준으로 봅니다(학교폭력예방법 시행령 제19조).
문제는 마음이 급해 고른 방법이 사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입니다. 늦은 사과가 문제가 아니라, 받는 사람이 원하지 않는 방식의 사과가 문제입니다.
접촉 금지가 걸려 있다면
학교장은 학교폭력을 알게 되면 가해학생에게 피해학생 접촉·협박·보복 금지 조치를 지체 없이 해야 합니다(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제4항). 이 조치에는 메시지와 SNS도 들어갑니다. 이 상태에서 아이가 직접 찾아가거나 사과 메시지를 보내면 사과가 아니라 조치 위반이 됩니다. 피해 아이에게는 원치 않는 접촉일 수 있다는 점도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서 첫 순서는 학교에 묻는 것입니다. 사과 편지를 학교를 통해 전할 수 있는지, 상대 보호자가 연락을 받을 생각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학교가 전달을 맡을지는 학교 재량이라 거절될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무리하게 다른 길을 찾기보다 준비한 편지와 사과 의사를 심의위원회에 자료로 내는 방법이 있습니다.
부모의 사과도 같은 위험이 있습니다. 집 앞에 찾아가거나 선물을 보내는 것은 상대에게 부담이 되고, 심의를 앞둔 시점에서는 선처를 바라는 행동으로만 읽히기 쉽습니다. 부모의 사과 역시 상대가 받을 준비가 됐는지 학교를 통해 먼저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사과문에 넣을 것, 뺄 것
사과는 무엇을 잘못했는지가 구체적일 때 전달됩니다. 그날 쉬는 시간에 별명을 부르며 놀린 것처럼 행동을 적고, 상대가 어떤 마음이었을지, 앞으로 무엇을 하지 않겠다는지를 아이 말로 씁니다. 의도는 없었지만, 너도 먼저 그랬지만 같은 단서가 붙으면 변명으로 읽힙니다.
분량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종이를 채우려고 같은 말을 되풀이하기보다 몇 줄이라도 구체적인 편이 낫습니다.
사실관계를 다투는 부분이 있다면 사과의 대상은 실제로 한 행동으로 좁혀야 합니다. 하지 않은 행동까지 사과문에 담으면 그 문장이 나중에 심의위원회나 수사에서 인정의 근거로 쓰일 수 있습니다. 부모가 대신 써 준 사과문은 문장이 매끄러워 금방 티가 나니, 맞춤법이 서툴러도 아이 손으로 쓰게 하세요.
기록이 사과를 증명합니다
언제, 누구를 통해, 어떤 방식으로 사과를 시도했는지 날짜와 함께 남겨 두세요. 상대가 받지 않았더라도 시도한 기록은 남습니다. 거절당했다고 다시 연락하는 것은 피하고, 거절됐다는 사실도 그대로 적어 둡니다.
가정에서 아이와 나눈 대화, 상담 예약, 휴대전화 사용 규칙처럼 실제로 바꾼 것도 함께 적어 두면 심의 때 반성과 선도 가능성을 보여 주는 자료가 됩니다. 사과는 한 번의 행사가 아니라 그 뒤의 생활로 증명된다는 점을 아이와 함께 이야기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형사 칼럼 더 보기
형사
공소청(검찰청) 출범 뒤 소년 사건은 이렇게 흘러갑니다
2026. 10. 2.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이 출범했습니다. 경찰 수사, 공소청 검사의 판단, 소년부 송치로 이어지는 학교폭력 소년 사건의 흐름을 바뀐 제도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10.06형사
초등 1학년 사건에서 대법원이 본 것
대법원은 학교폭력 해당 여부를 정의 규정 문구만이 아니라 행위의 경중과 경위, 학생들의 나이와 관계까지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저학년 사건에 주는 의미와 관계회복 숙려제를 함께 살펴봅니다.
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10.05형사
중학생 아이에게 경찰 출석 요구가 왔을 때
학폭위와 별도로 경찰 수사가 시작되면 아이의 만 나이에 따라 길이 갈립니다. 출석 연락을 받은 날부터 조사 당일까지 부모가 챙길 것을 정리했습니다.
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