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보호자 발언 2분, 무엇을 남기고 올까
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10.01아이의 답변이 끝나면 위원장이 묻습니다. 보호자께서 하실 말씀이 있으신가요. 이 순간을 위해 몇 장을 써 오는 부모도 있고, 아무 준비 없이 들어갔다가 울먹이다 끝나는 부모도 있습니다.
둘 다 아쉽습니다. 이 시간은 길지 않아서 2~3분 분량으로 미리 적어 가는 것이 좋습니다. 두 보호자가 함께 들어간다면 누가 말할지도 미리 정해 두세요.
위원들이 보호자에게 듣고 싶은 것
위원들은 이미 확인서와 의견서를 읽었습니다. 보호자 발언에서 듣고 싶은 것은 사건 설명의 반복이 아니라 서류에 담기지 않은 것, 즉 집에서 본 아이의 모습과 앞으로의 계획입니다.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려 하기보다 위원들에게 남기고 싶은 두세 가지로 줄이세요. 써 온 원고를 그대로 읽기보다 메모를 보며 말하는 편이 전달이 잘 됩니다.
가해학생 측 보호자라면
사건을 알게 된 뒤 가정에서 무엇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말합니다. 아이와 어떤 대화를 했는지, 상담을 받게 했는지, 휴대전화 사용 규칙을 바꿨는지, 사과를 위해 무엇을 시도했는지. 조치 판단 기준에는 반성 정도와 선도 가능성이 들어가므로(학교폭력예방법 시행령 제19조), 막연히 앞으로 잘 지도하겠다는 말보다 실제로 바꾼 것 하나가 훨씬 무겁게 들립니다.
상대 학생의 잘못을 들추거나 학교 대응을 탓하는 말은 반성하지 않는 태도로 읽히기 쉽습니다. 다투는 사실관계가 있다면 그 부분은 의견서에 맡기고, 보호자 발언에서는 짧게 언급하는 정도로 그치는 편이 낫습니다. 보호자 발언을 사과의 기회로 쓰고 싶다면, 위원들을 향한 사과보다 피해 아이와 가족이 겪었을 일을 헤아리고 있다는 한두 문장이 진심으로 들립니다.
피해학생 측 보호자라면
아이가 사건 뒤에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말합니다. 잠, 식사, 등교, 친구 관계처럼 눈에 보이는 변화와 진료나 상담 내용을 짧게 전하고, 바라는 보호조치를 분명히 말하세요. 아이를 상담하거나 치료한 상담사, 의사의 의견을 들어 달라고 요청하면 심의위원회는 반드시 들어야 하므로(학교폭력예방법 제13조제5항), 이 요청은 의견서에 미리 적어 두는 편이 좋습니다.
가해 학생을 향한 분노는 당연하지만, 그 감정을 그대로 쏟아 내면 정작 아이가 지금 무엇이 힘든지가 묻힙니다. 위원들이 정할 수 있는 것은 가해학생 조치와 피해학생 보호조치이므로, 그 두 가지에 대한 의견으로 말을 모으는 편이 효과적입니다.
- 아이 대신 질문에 답하지 않는다
- 아이 답변 도중에 끼어들지 않는다
- 처벌 수위를 숫자로 요구하기보다 아이에게 필요한 보호와 재발 방지를 말한다
- 감정이 올라오면 써 온 메모로 돌아간다
보호자의 2분은 아이의 말을 대신하는 시간이 아니라 받쳐 주는 시간입니다. 그 차이를 알고 들어가면 준비할 내용도 분명해집니다. 집에서 한 번 소리 내어 읽어 보고 시간을 재 보는 것만으로도 당일이 한결 수월해집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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