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학폭 합의, 누가 어떻게 먼저 연락할까
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6.20학교폭력 사건에서 합의는 미묘한 문제입니다. 가해 측은 합의를 서두르고 싶고, 피해 측은 합의 이야기만 나와도 돈으로 덮으려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둘 다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다만 합의가 무엇을 바꾸고 무엇을 바꾸지 못하는지 알고 시작해야 서로 상처가 덜합니다. 합의금이 보통 얼마냐는 질문도 많이 받지만, 정해진 기준은 없습니다.
합의로 바뀌는 것과 바뀌지 않는 것
학교장 자체해결 요건을 갖춘 경미한 사안이 아니라면 합의해도 심의위원회는 열립니다. 합의서에 학폭위를 열지 않는다는 약속을 넣어도 그대로 지켜지기 어렵고, 합의했다고 생활기록부 기재가 달라지지도 않습니다. 대신 화해 정도는 조치를 정하는 기준 가운데 하나라서(학교폭력예방법 시행령 제19조) 조치 수위에 반영될 수 있습니다. 형사 사건에서 처벌을 바라지 않는다는 뜻을 밝힐지는 그와 별개로 신중하게 정할 일입니다.
경찰 수사나 소년부 심리에서도 합의는 중요한 사정입니다. 소년부 판사는 피해 변상 등 화해를 권고할 수 있고, 화해했는지를 처분을 정할 때 고려할 수 있습니다(소년법 제25조의3). 다만 소년보호사건은 합의만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도 알아 두셔야 합니다.
가해 측이 연락을 시작할 때
아이에게 접촉 금지 조치가 내려져 있다면 아이가 직접 연락하는 것은 조치 위반입니다. 먼저 학교를 통해 상대가 연락을 받을 생각이 있는지 확인하고, 보호자끼리 만나더라도 처음부터 금액을 꺼내기보다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먼저 전하는 편이 대화가 이어집니다. 상대가 원하지 않는데 여러 번 연락하면 압박으로 받아들여지고 화해 정도 평가에도 나쁘게 반영됩니다. 상대가 정한 금액이 부담된다면 진료비 내역부터 맞춰 보는 것이 순서입니다.
피해 측이 제안을 받았을 때
합의는 의무가 아닙니다. 응하더라도 금액보다 먼저 정할 것이 있습니다. 실제로 든 치료비와 상담비, 앞으로 들 치료비, 위자료를 나눠 계산하고, 사과 방식과 재접촉 금지 약속을 어떻게 받을지 정합니다. 피해학생의 상담과 치료 비용은 법이 가해학생 보호자 부담으로 정하고 있다는 점도 알아 두세요(학교폭력예방법 제16조제6항).
영수증과 진료비 세부 내역은 처음부터 한 봉투에 모아 두면 계산이 쉽습니다. 합의서를 쓰기 전에 아이에게도 물어보세요. 사과를 직접 듣고 싶은지, 아예 마주치고 싶지 않은지에 따라 합의서에 넣을 사과 방식이 달라집니다.
- 합의 금액, 지급 날짜와 방법
- 사과 방식과 재접촉 금지 약속, 어겼을 때의 조치
- 민사상 청구를 더 하지 않는 범위(앞으로의 치료비를 남길지)
- 형사 사건이 있다면 처벌을 바라지 않는다는 뜻을 넣을지
직접 연락이 부담스러우면 대리인을 통해 한 창구로 정리하는 방법이 있고, 지산도 합의 연락을 대신 맡을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오간 말이 기록으로 남는 방식이 나중에 서로를 지켜 줍니다. 합의서는 양쪽이 한 부씩 나눠 갖고, 돈은 기록이 남는 계좌 이체로 주고받으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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