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회사가 알게 될까요? 알려지는 길은 정해져 있습니다
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10.06혐의보다 회사가 더 걱정이에요. 마약 사건 상담에서 이런 말을 듣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처벌도 무섭지만 직장을 잃는 것은 생활 전체가 무너지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막연하게 불안해하기보다 실제로 알려지는 길이 어디인지부터 살펴보는 것이 낫습니다.
일반 회사에 통보하는 절차는 없습니다
일반 회사 직원이 수사를 받는다고 수사기관이 회사에 알려 주는 절차는 원칙적으로 없습니다. 범죄경력이나 수사경력 조회도 수사, 재판, 법령이 정한 결격사유 확인 같은 경우로 제한되고, 그 밖의 목적으로 이 자료를 얻는 것은 금지돼 있습니다(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6조 제1항·제3항).
수사준칙도 출석요구의 방법과 일시를 정할 때 피의자의 명예와 사생활의 비밀이 침해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생업에 지장이 없도록 충분한 여유를 두라고 정합니다(수사준칙 제19조 제1항). 조사 일정을 근무와 겹치지 않게 조정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정당한 일입니다. 회사에 먼저 말하지 않은 것이 나중에 문제가 되느냐고 묻는 분도 계신데, 이는 회사의 취업규칙과 직위에 따라 달라 따로 살펴봐야 합니다.
통보 규정이 있는 직업
공무원은 다릅니다. 국가공무원법은 수사기관이 수사를 시작한 때와 마친 때, 공소청(검찰청)은 기소 여부를 정한 때 10일 안에 소속 기관의 장에게 통보하도록 정합니다(제83조 제3항). 교원처럼 다른 법령에 비슷한 규정이 있는 직역도 있어, 공공 부문에서 일한다면 통보를 전제로 준비해야 합니다.
의사나 약사처럼 면허가 걸린 직업은 형사 결과가 면허 문제로 이어집니다. 의료인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결격이 되므로(의료법 제8조), 형사 절차를 시작할 때부터 면허를 함께 놓고 대응 방향을 정합니다.
실제로 알려지는 경로
- 구속돼 출근하지 못하면서 결근이 길어지는 경우
- 회사로 압수수색이 오거나 업무용 기기가 압수되는 경우
- 조사 일정 때문에 잦은 휴가를 내다 사정을 묻게 되는 경우
- 재직증명서를 떼면서 용도를 설명하게 되는 경우
이 목록을 보면 가장 큰 경로가 구속이라는 점이 보입니다. 구속되면 며칠에서 몇 주를 출근하지 못하고, 그 공백은 설명 없이 넘어가기 어렵습니다. 불구속 상태를 지키는 것이 사생활을 지키는 일과 맞닿아 있는 이유입니다.
재직증명서는 실질심사나 처분 단계에서 유리한 자료이지만, 회사에 사정을 알려야 할 수도 있습니다. 급여 이체 내역이나 건강보험 자격 확인처럼 회사를 거치지 않는 자료로 대신할 수 있는지 먼저 따져 봅니다. 회사에 무엇을 어디까지 말할지는 혼자 정하지 말고 변호인과 상의해 정하세요.
가족이나 지인을 통해 이야기가 퍼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건 이야기는 변호인과 꼭 필요한 가족 사이에서만 나누고, 함께 어울렸던 사람들과는 연락하지 않는 편이 여러모로 안전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형사 칼럼 더 보기
형사
'판매자를 말하면 봐준다'는 말, 법적으로는 어떤 무게일까
수사 협조는 양형에서 감경 사유가 될 수 있지만, 양형기준이 정한 기준을 넘어야 무게를 갖습니다. 중요한 수사협조와 자수, 그리고 협조의 위험을 정리했습니다.
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10.05형사
마약 사건의 기소유예, '무혐의'와 무엇이 다른가
기소유예는 혐의를 인정하면서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입니다. 공소청(검찰청) 체계에서도 이어지는 조건부 기소유예의 종류와, 처분 뒤에 남는 기록을 정리했습니다.
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10.04형사
판매자 이야기를 해야 할지 고민될 때
조사실에서 판매자를 말하면 선처받는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말할지, 어디까지 말할지를 정하기 전에 따져 볼 것들을 정리했습니다.
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