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의료인에게 벌금과 집행유예 사이의 거리
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7.17일반 사건에서 집행유예는 '교도소에 가지 않는 결과'로 받아들여집니다. 그런데 의료인에게는 같은 집행유예가 면허를 잃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마약류 사건에 연루된 의료인과 상담할 때 형사 절차만이 아니라 면허 문제를 처음부터 함께 놓고 보는 이유입니다.
기준은 '금고 이상의 형'입니다
의료법 제8조는 의료인이 될 수 없는 사람을 정합니다. 마약·대마·향정신성의약품 중독자,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집행이 끝난 뒤 5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유예기간이 지난 뒤 2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고 유예기간 중인 사람이 여기에 들어갑니다.
마약류관리법 위반이라는 죄명 자체보다 어떤 형이 선고되느냐가 기준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같은 마약류 사건이라도 업무상 과실에 가까운 기재 누락과 본인의 반복 투약은 처분의 방향이 크게 다르고, 그에 따라 면허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집니다.
의료인이 이런 결격사유에 해당하게 되면 면허가 취소됩니다(의료법 제65조 제1항). 실형은 물론 집행유예와 선고유예도 '금고 이상의 형'이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반면 벌금형은 그 자체로 이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이 차이 때문에 같은 사건이라도 의료인에게는 약식명령으로 벌금이 나오는 것과 정식재판에서 집행유예가 선고되는 것의 의미가 전혀 다릅니다. 기소유예처럼 형을 받지 않는 처분이라면 결격사유 문제 자체가 생기지 않습니다.
약사와 마약류취급자 지정도 따로 봅니다
약사도 약사법에 비슷한 구조가 있습니다. 마약류관리법이나 약사법 등을 위반해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집행이 끝나지 않은 사람, 같은 죄로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유예기간 중인 사람은 약사 면허의 결격사유에 해당하고(약사법 제5조), 면허 취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제79조). 직역마다 기준이 조금씩 다르므로 본인 면허의 근거 법률을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형사처벌과 별개로 마약류취급자의 허가나 지정은 취소되거나 1년의 범위에서 업무가 정지될 수 있습니다(마약류관리법 제44조). 업무 외 목적의 취급처럼 제5조를 어긴 경우가 대표적인 사유입니다. 형사 사건이 벌금으로 끝나더라도 이 행정처분은 따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목표가 달라집니다
의료인 사건에서는 벌금형에서 멈추는지가 형사사건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투약의 경위와 횟수, 실제 진료가 있었는지, 처방량이 크게 벗어나지 않았는지, 단순한 기재 누락이나 행정 착오였는지를 자료로 정리해 처분 단계에서부터 이 기준을 염두에 두고 대응해야 합니다.
- 점검 결과 통지서와 행정처분 사전통지서
- 처방전, 진료기록부, 취급 보고 내역, 재고 장부
- 본인이 받은 진료와 치료 기록
중독자로 판단되면 형의 종류와 관계없이 결격사유가 될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합니다.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그 치료를 받는 과정과 경과를 기록으로 남기는 일이 면허 문제에서도 의미를 갖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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