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필로폰 사건에서 '500만원'이라는 숫자가 갖는 의미
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7.16필로폰은 적은 양으로도 값이 큽니다. 한 번에 산 금액은 크지 않아도 여러 번의 거래를 합치면 수백만 원에 이르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그래서 필로폰 사건에서는 투약 횟수만큼이나 '전부 얼마어치였느냐'가 중요한 질문이 됩니다.
가액이 법정형을 바꿉니다
필로폰 투약·소지·매수는 원래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입니다(마약류관리법 제60조 제1항 제2호). 그런데 마약과 향정신성의약품에 관한 제59조·제60조의 죄에서 소지·사용 등을 한 약물의 가액이 500만원 이상 5천만원 미만이면 무기 또는 3년 이상 징역, 5천만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7년 이상 징역으로 가중됩니다(특정범죄가중처벌법 제11조 제2항).
벌금형이 있던 조문이 하한 3년의 조문으로 바뀌는 것이니 차이가 큽니다. 법정형 하한이 3년이면 감경을 거쳐야 집행유예를 검토할 수 있는 범위로 내려오므로, 가액 기준을 넘느냐 마느냐가 처분과 선고의 방향을 함께 정합니다.
양형기준도 이 구분을 따릅니다. 마약범죄 양형기준은 가액이 큰 사건을 대량범이라는 별도 유형으로 묶고,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제11조 제2항이 적용되는 범위를 그 첫 단계로 둡니다. 투약·단순소지 유형으로 평가받던 사건이 대량범 유형으로 옮겨 가면 권고 형량의 구간 자체가 달라집니다.
수입은 기준이 더 무겁습니다
같은 조의 제1항은 수출입·제조 같은 행위를 따로 다룹니다. 마약이나 향정신성의약품을 수출입·제조한 가액이 500만원 이상 5천만원 미만이면 무기 또는 7년 이상, 5천만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10년 이상 징역입니다. 매매·수수·제공과 그 목적의 소지는 이 제1항에서 빠지고, 대마 수입도 대상이 아닙니다.
대마는 제2항에도 들어 있지 않습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가액 가중은 마약과 향정신성의약품에 관한 규정이라, 대마 사건에서는 양이 아무리 많아도 이 조문으로 법정형이 바뀌지는 않습니다.
가액을 어떻게 계산했는지 확인합니다
이 조문이 적용되는 사건이라면 수사기관이 가액을 무엇을 근거로 계산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여러 번의 거래를 하나로 묶었는지, 같은 거래가 두 번 계산되지 않았는지, 마약 대금이 아닌 송금이 섞이지 않았는지가 모두 숫자에 영향을 줍니다.
특히 가상자산으로 거래한 사건은 송금한 시점의 시세와 실제로 받은 양이 맞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돈을 보냈지만 물건을 받지 못한 거래가 소지 가액에 그대로 들어갔는지도 살펴볼 부분입니다.
- 거래마다 날짜, 금액, 실제로 받은 양을 따로 적은 표
- 가상자산 지갑과 거래소 기록, 계좌 입출금 내역
- 돈만 보내고 물건을 받지 못한 거래가 있었는지
몰수와 추징은 별개로 남습니다
형과 별도로, 범죄에 제공한 마약류와 시설·장비·자금·운반 수단, 그로 인한 수익금은 몰수하고 몰수할 수 없으면 그 가액을 추징합니다(마약류관리법 제67조). 이미 써 버린 약이나 받은 돈이 남아 있지 않아도 가액만큼 추징될 수 있어, 형량 다음으로 무게가 큰 부분이 되기도 합니다. 거래 금액을 정확히 정리하는 일은 이 단계에서도 그대로 쓰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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