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집 서랍에서 나온 마약, 법은 누구의 소지로 볼까

김한솔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3.04

가족과 함께 사는 집, 여럿이 타던 차, 친구가 맡겨 둔 가방에서 마약류가 나오는 일이 있습니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불안해지고, 수사기관도 처음에는 관련 있어 보이는 사람을 넓게 조사합니다. 이때 기준이 되는 것이 법에서 말하는 소지의 개념입니다.

소지는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소지는 마약류를 사실상 지배하고 관리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주머니나 가방에 있던 경우는 물론이고 본인이 관리하는 집, 차, 사물함에 둔 경우도 소지가 됩니다. 남의 물건을 잠시 맡아 두었더라도 마약류인 줄 알면서 보관했다면 책임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그 공간에 함께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소지가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누가 넣어 두었는지, 누가 꺼내 쓸 수 있었는지, 그것이 마약류라는 사실을 알았는지를 하나씩 따집니다. 포장지의 지문, 대화 내용, 출입 기록 같은 자료가 그 판단의 근거가 됩니다.

특히 차 안에서 발견된 경우가 까다롭습니다. 운전자, 차 주인, 동승자가 서로 다른 말을 하기 쉽고, 처음 한 진술이 그대로 굳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인 물건이 아니라면 그날 어디에 앉았는지, 그 가방이나 수납함을 누가 썼는지처럼 확인 가능한 사실부터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같은 소지라도 약물마다 법정형이 다릅니다

대마 소지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입니다(마약류관리법 제61조 제1항 제6호). 필로폰 같은 향정 나목 소지는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이고(제60조 제1항 제2호), 코카인 같은 마약의 소지·수수는 1년 이상 유기징역입니다(제59조 제1항 제9호).

필로폰과 대마가 함께 나왔다면 각각의 조문이 따로 적용됩니다. 압수목록에 적힌 물건의 종류와 양, 발견된 장소를 하나씩 확인해야 어느 혐의가 어느 물건에서 나왔는지 정리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금액 기준이 하나 더 있습니다. 마약과 향정신성의약품은 소지한 약물의 가액이 500만원 이상이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제11조 제2항으로 가중됩니다. 대마는 이 조항의 대상이 아닙니다.

소지와 함께 붙기 쉬운 것이 수수입니다. 같이 쓰려고 산 약을 일행에게 건넸다면 대가를 받지 않았더라도 수수나 제공이 문제 되고, 받은 사람이 돈을 주고 샀다고 진술하면 매매로 다투게 되기도 합니다. 소지 사건이라도 그 물건이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갔는지까지 함께 정리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버리려고 했다는 말의 한계

상담에서 '어차피 버릴 생각이었다'는 말을 종종 듣습니다. 버리려 했다는 사정만으로 소지가 부정되지는 않고, 언제부터 갖고 있었는지와 실제로 버리려 한 흔적이 있는지가 경위를 설명하는 자료가 될 뿐입니다.

특히 수사 연락을 받은 뒤 남은 물건을 치우면 증거를 없애려 한 것으로 비칩니다. 누구의 물건인지 처음부터 분명하게 진술하는 것이, 몰랐던 가족이 불필요하게 조사받는 일을 줄이는 길이기도 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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