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사업장 사고 하나에 법 세 개가 걸리는 이유
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4.09사업장에서 큰 사고가 나면 회사는 한꺼번에 여러 곳에서 연락을 받습니다. 경찰은 현장소장을 부르고, 근로감독관은 안전관리 서류를 요청하고, 대표이사에게도 출석요구가 옵니다. 같은 사고인데 왜 이렇게 많은 절차가 동시에 열리는지, 처음에는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습니다.
세 개의 법, 세 갈래의 책임
- 형법 제268조 업무상과실치사상: 작업을 직접 관리한 사람의 과실을 묻습니다.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 산업안전보건법 제167조: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해 근로자가 사망하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 법인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 중대재해처벌법 제6조: 경영책임자가 안전·보건 확보의무를 위반해 사망자가 생기면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이고, 법인에는 50억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현장소장이나 안전관리 책임자는 앞의 두 법의 행위자로, 대표이사나 안전보건 업무를 총괄하는 임원은 중대재해처벌법의 경영책임자로 조사받는 구조입니다. 업무상과실치사상은 경찰이, 나머지는 근로감독관이 수사하는 경우가 많아 같은 사고로 두 기관에 출석하게 됩니다.
현장에 없었던 대표가 처벌되는 논리
중대재해처벌법은 대표가 사고 현장에 있었는지를 묻지 않습니다. 경영책임자로서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하고 그것이 실제로 돌아가게 할 의무를 다했는지를 봅니다. 그래서 수사는 사고 전의 서류로 향합니다. 위험성 평가를 했는지, 안전 예산을 실제로 집행했는지, 현장 점검과 개선 보고가 이루어졌는지가 핵심 자료입니다.
다만 의무 위반과 사고 사이의 인과관계는 따로 증명되어야 합니다. 서류가 일부 부족했다는 사실만으로 바로 책임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어서, 어떤 의무가 어떻게 사고로 이어졌는지를 하나씩 따져 볼 여지가 있습니다. 상시 근로자 5명 미만인 사업장에는 중대재해처벌법의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지만, 업무상과실치사상과 산업안전보건법은 규모와 관계없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근로자의 부주의가 겹쳤다면
근로자 본인의 과실이 있었다고 관리자의 책임이 바로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관리자가 그 위험을 알 수 있었는지, 막을 조치를 했는지가 기준입니다. 필요한 조치를 다 했는데 예측하기 어려운 행동이 원인이었다면 그 점을 다툴 수 있습니다.
사고 규모가 크면 회사와 현장에 압수수색이 나올 수 있습니다. 영장에 적힌 범위를 확인하고, 업무에 꼭 필요한 자료는 사본을 남겨 두세요. 중대재해처벌법은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의무를 위반한 경우 손해액의 5배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배상책임을 지게 하는 규정도 두고 있어(제15조), 형사 절차와 민사 책임을 함께 내다봐야 합니다.
사고 직후에는 작업일지, 안전점검 기록, 교육 기록, 보호구 지급 내역을 있는 그대로 확보하셔야 합니다. 사고 뒤 서류를 고치거나 새로 만들면 증거인멸로 의심받아 오히려 불리해집니다. 유족과의 관계에서는 피해 회복과 처벌불원이 처분과 형량에 크게 반영되며, 산업재해 보상과 회사의 손해배상은 별개로 진행된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 두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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