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사진을 보내 달라는 말이 '제작'이 되는 이유

김한솔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3.01

채팅으로 알게 된 상대에게 사진을 받았는데, 몇 달 뒤 경찰에서 상대가 미성년자였다는 연락이 옵니다. 당사자는 "찍은 건 그쪽이고 저는 받기만 했다"고 말합니다. 법원의 시각은 다릅니다. 받기만 한 것인지, 만들게 한 것인지를 가르는 것은 사진을 요구한 말입니다.

직접 찍지 않아도 제작입니다

대법원은 아동·청소년의 동의가 있었거나 개인적으로 소지하려는 목적이었더라도 성적 영상을 만들면 제작에 해당하고, 직접 촬영하지 않고 아동·청소년이 스스로 찍게 한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8도9340 판결). 촬영이 끝나 재생 가능한 형태로 저장되면 제작이 완성됩니다.

그래서 채팅으로 특정한 자세나 노출을 요구해 사진을 받은 사건은 받은 사진 몇 장의 소지가 아니라 제작죄로 조사됩니다. 반대로 요구하지 않았는데 상대방이 스스로 보낸 사진이라면 소지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대화 흐름상 유도했거나 추가로 요구했다면 다시 제작으로 평가될 수 있어, 사진을 받기 전후의 대화가 사건의 크기를 정합니다.

법정형의 차이

  • 제작·수입·수출(청소년성보호법 제11조 제1항):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 배포·제공(제3항): 3년 이상의 유기징역
  • 구입·소지·시청(제5항): 1년 이상의 유기징역
  • 성착취물을 이용한 협박(제11조의2): 3년 이상의 유기징역

모든 유형에 벌금형이 없습니다. 제작은 하한이 5년이어서 법원이 형을 감경해도 2년 6개월이 하한이 되고, 그 안에서 3년 이하를 선고받아야 집행유예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소지·시청은 하한이 1년이라 감경 없이도 집행유예가 가능한 범위입니다. 같은 사진이라도 어떤 행위로 평가되느냐에 따라 실형 가능성이 크게 달라지는 셈입니다.

소지·시청 사건이라면 파일이 어떻게 들어왔는지가 쟁점입니다. 직접 내려받은 것인지, 묶음 파일에 섞여 들어온 것인지, 실제로 열어 봤는지를 포렌식 결과로 다툽니다. 공유 프로그램은 내려받는 동안 다른 사람에게 올리는 기능이 있어 배포가 함께 문제되기도 합니다.

성착취물인지부터 따집니다

법은 아동·청소년이나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 또는 표현물이 등장해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을 성착취물로 봅니다. 실제 인물이 성인이어도 명백하게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되는 연출이면 문제가 되지만, 교복을 입었다는 사정 하나로 단정되지는 않습니다. 외모와 신체 발달 정도, 영상 속 설정을 함께 봐야 해서 압수된 파일 목록을 하나씩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상대방 나이를 언제 알았는지도 핵심입니다. 대화 초반에 성인이라고 밝혔더라도 이후 학교 이야기가 나왔다면 그때부터는 알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휴대폰을 정리하거나 초기화하면 이런 시점을 보여줄 기록까지 사라지니 그대로 두고 상의하셔야 합니다. 유죄가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 공개·고지명령, 취업제한이 함께 판단되므로 재범 위험이 낮다는 자료도 수사 단계부터 준비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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