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고소인 조사, 피해자도 준비가 필요합니다

김한솔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4.06

피의자로 조사받는 사람은 긴장하고 준비하지만, 고소인은 대개 그렇지 않습니다. 피해를 입은 쪽이니 있는 그대로 말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고소인 조사를 마치고 나와 '생각처럼 말을 못 했다'고 하시는 분이 적지 않습니다. 조사실의 긴장은 고소인에게도 똑같이 찾아옵니다.

고소인 조사에서 묻는 것

수사관은 고소장 내용을 하나씩 다시 묻습니다. 날짜와 금액, 누가 무슨 말을 했는지를 확인하고, 이미 피고소인 조사를 했다면 상대방의 반박을 들려주며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기도 합니다. 고소장과 다른 숫자를 말하거나, 상대방 주장에 당황해 말이 길어지면 진술의 신빙성이 흔들립니다. 상대방과 마주 앉는 대질 조사가 잡히기도 하는데, 그 자리가 많이 부담스럽다면 미리 수사관에게 사정을 말해 두세요.

고소 사건은 고소인의 진술이 핵심 증거가 되곤 합니다. 그만큼 진술이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는지가 결론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고소장을 낸 지 몇 주가 지나 조사를 받다 보면 내가 무엇을 썼는지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는 일도 생깁니다.

수사관이 고소장에 없던 사실을 물을 때도 있습니다. 처음 떠올린 기억을 확신하듯 말하기보다 '확인해 보고 자료로 내겠다'고 답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그 자리에서 짐작으로 한 대답이 나중에 자료와 어긋나면, 이번에는 고소인의 진술이 흔들리는 쪽이 됩니다.

조사 전에 할 일

  • 제출한 고소장을 다시 읽고 날짜와 금액을 확인하기
  • 상대방이 할 법한 반박을 적어 보고 그에 대한 답과 자료를 준비하기
  • 증거 원본(휴대전화, 계약서, 진단서)을 챙겨 가기
  • 기억나지 않는 것은 모른다고 말할 준비하기

상대방의 반박 가운데 일부가 사실이라면 감추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불리한 사실을 먼저 인정하고 그럼에도 왜 범죄가 되는지를 설명하는 진술이 끝까지 버팁니다. 숨겼던 사실이 상대방 자료로 드러나면 고소 전체가 의심받기 시작합니다. 조사가 길어질 수 있으니 그날 일정은 넉넉히 비워 두고, 신분증과 고소장 사본, 증거 목록을 챙겨 갑니다.

혼자 가지 않아도 됩니다

고소인 같은 사건관계인을 조사할 때도 변호인의 참여와 조력은 피의자 신문 때와 같은 방식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수사준칙 제13조 제3항). 변호인이 옆자리에 앉아 조언하고 메모할 수 있습니다. 지산은 고소인 조사에 함께 가서 진술을 돕고, 조사에서 드러난 수사의 방향을 확인합니다.

조사가 끝난 뒤 빠뜨린 사실이나 새로 찾은 자료가 있으면 의견서로 정리해 냅니다. 경찰이 결론을 내리기 전에 들어가야 반영됩니다. 조서를 읽고 서명하는 요령은 피의자와 다르지 않습니다.

내가 한 말과 다르게 적힌 곳은 고쳐 달라고 하세요. 고소는 고소장을 낸 날로 끝나지 않습니다. 사건이 결론에 이를 때까지 고소인도 그 사건의 당사자로 남아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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