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부모님 이름으로 쓴 위임장, 가족이라도 위조가 됩니다
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4.11부모님 대신 은행 업무를 보려고 위임장을 쓰고 도장을 찍었습니다. 형제가 함께 상속받은 집을 팔면서 한 사람이 다른 형제의 서명을 대신 했습니다. 처음에는 집안일이라 생각했던 일이 가족 사이가 틀어진 뒤 사문서위조 고소로 돌아오는 경우를 상담에서 자주 봅니다.
허락이 있었는지, 어디까지였는지
위조는 작성할 권한이 없는 사람이 남의 이름으로 문서를 만드는 것입니다. 행사할 목적으로 권리·의무나 사실증명에 관한 남의 문서를 위조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형법 제231조). 명의자가 미리 허락했다면 위조가 아니고, 말로 한 허락이나 평소 서류 처리를 맡겨 온 사정 같은 묵시적 승낙도 다툼의 대상이 됩니다.
허락의 범위가 문제 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대출 신청만 맡겼는데 보증 서류까지 작성했다면 범위를 넘은 부분이 위조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명의자가 나중에 괜찮다고 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이미 성립한 위조가 없어지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래서 당시 어떤 일을 어디까지 맡겼는지 보여 주는 메시지나 통화 기록이 중요합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상속 정리나 해지 절차를 하면서 고인 명의로 서류를 작성하는 경우도 조심해야 합니다. 판례는 이미 사망한 사람 명의의 문서도 일반인이 진정한 문서로 믿을 수 있다면 위조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절차가 번거롭더라도 상속인 명의로 정식 서류를 갖추는 편이 안전합니다.
만든 것과 낸 것은 따로 처벌됩니다
위조한 문서를 은행이나 법원, 관공서에 내면 위조사문서행사가 따로 성립하고 같은 형으로 처벌됩니다(형법 제234조). 그 서류로 돈을 빌렸다면 사기까지 더해질 수 있습니다.
공문서라면 무게가 전혀 다릅니다. 공문서위조와 행사는 벌금형 없이 10년 이하의 징역만 정해져 있습니다(형법 제225조, 제229조). 남의 신분증을 고치지 않고 그대로 자기 것처럼 썼다면 공문서부정행사로,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문제 됩니다(형법 제230조).
가족 사이 특례가 없는 죄입니다
2025. 12. 31. 개정된 친족 사이 재산범죄 특례는 사기나 횡령 같은 재산범죄에 적용될 뿐, 문서범죄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부모나 형제 명의 서류라도 허락 없이 만들었다면 처벌 대상이 됩니다.
사문서위조는 반의사불벌죄도 아니어서 명의자와 합의해도 사건이 자동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다만 명의자가 사실상 허락했다고 진술하면 위조 자체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고,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과 피해 회복은 처분에 크게 반영됩니다.
- 공소시효: 사문서위조·행사는 7년, 공문서위조·행사는 10년(형사소송법 제249조)
- 위조한 날과 행사한 날이 다르면 각각 따로 계산
- 스캔 파일을 고쳐 보낸 경우는 만든 방식과 제출 방식에 따라 판단이 갈리므로 원본 파일을 그대로 보관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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