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집행유예 기간을 보내는 법, 실효와 취소를 가르는 것

김한솔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8.02

집행유예 판결을 받고 법원을 나서는 분들은 대개 이제 끝났다고 생각합니다. 교도소에 가지 않았으니 그렇게 느끼는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집행유예는 징역형을 선고하되 그 집행을 일정 기간 미뤄 둔 것입니다. 그 기간을 무사히 보내야 비로소 형의 선고가 효력을 잃습니다(형법 제65조).

유예가 사라지는 두 가지 길

첫째는 실효입니다. 유예기간 중에 고의로 범한 죄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아 판결이 확정되면 집행유예의 선고는 효력을 잃습니다(형법 제63조). 그러면 새 사건의 형에 더해 미뤄 두었던 징역형까지 살게 됩니다. 음주운전이나 폭행처럼 성범죄와 관계없는 사건도 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둘째는 취소입니다. 보호관찰이나 사회봉사, 수강명령이 붙은 집행유예에서 준수사항이나 명령을 어기고 그 정도가 무거우면 법원이 집행유예를 취소할 수 있습니다(형법 제64조 제2항). 새로운 범죄가 없어도, 정해진 의무를 소홀히 한 것만으로 유예가 사라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보호관찰 기간에 지킬 것

보호관찰을 받는 사람은 주거지에 살면서 생업에 종사하고, 보호관찰관의 지도에 따르며 방문하면 응해야 합니다. 주거를 옮기거나 1개월 이상 국내외 여행을 할 때는 미리 보호관찰관에게 신고해야 합니다(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 제32조 제2항). 판결에 야간 외출 제한이나 피해자 접근 금지 같은 특별준수사항이 붙었다면 그 내용을 날짜와 시간까지 정확히 확인해 두세요.

  • 이사 계획이 생기면 이사 전에 보호관찰관에게 먼저 알리기
  • 해외 출장이나 긴 여행은 떠나기 전에 신고하기
  • 연락처가 바뀌면 바로 알리기
  • 신상정보 등록 대상이라면 경찰서 변경신고를 따로 하기

마지막 항목을 자주 놓칩니다. 보호관찰소에 한 신고와 경찰서에 하는 신상정보 변경신고는 서로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이수명령은 유예기간 안에 끝내야 합니다

집행유예와 함께 붙은 수강명령이나 이수명령은 유예기간 안에 보호관찰소가 집행합니다(성폭력처벌법 제16조 제5항·제6항). 출석만 하고 참여하지 않거나 지각과 결석이 반복되면 이행으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지시에 따르지 않는 일이 반복되면 앞에서 말한 집행유예 취소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일정이 직장과 겹치면 무단으로 빠지지 말고 미리 보호관찰소에 사정을 설명해 조정할 수 있는지 물어보세요. 유예기간이 끝날 때까지 남은 날짜를 거꾸로 세어 두고, 이수 확인서는 버리지 말고 보관합니다. 나중에 신상정보 등록 면제를 신청할 때에도 이수명령을 마쳤다는 점이 요건이 됩니다(성폭력처벌법 제45조의2 제3항).

유예기간 중에 새로운 수사를 받게 되면 사건의 크기와 상관없이 바로 상의하는 편이 좋습니다. 같은 벌금형으로 끝날 사건이라도, 유예기간 중이라는 사정 때문에 대응의 무게가 달라집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형사 칼럼 더 보기

형사

고소당했다는데 몇 달째 조용할 때

상대방이 고소하겠다고 한 지 한참인데 경찰 연락이 없으면 불안만 커집니다. 연락이 늦는 이유와, 기다리는 동안 해 둘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정리했습니다.

김한솔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