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무고로 맞고소하겠다는 말을 들은 피해자에게

김한솔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7.01

고소장을 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가해자나 그 가족에게서 연락이 옵니다. 고소를 취소하지 않으면 무고로 고소하겠다는 것입니다. 이 말을 들은 피해자 가운데에는 괜히 일을 크게 만든 건 아닌지, 증거가 부족하면 오히려 내가 처벌받는 건 아닌지 밤잠을 설치는 분이 많습니다.

무고는 거짓인 줄 알면서 신고한 경우입니다

무고죄는 다른 사람이 형사처분이나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신고했을 때 성립합니다(형법 제156조). 실제로 겪은 일을 신고했다면 무고가 아닙니다. 수사 결과 증거가 부족해 혐의없음이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무고가 되지도 않습니다. 신고 내용이 사실과 다르고, 신고한 사람이 그것을 알고 있었다는 점까지 인정되어야 합니다.

기억이 흐린 부분이 있었거나 같은 일을 서로 다르게 받아들였다는 사정만으로 무고가 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진술할 때 확실한 것과 흐린 것을 구분해 말하는 습관이 피해자 자신을 지키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무고 고소가 실제로 들어와도 수사기관은 대개 원래 사건의 결론을 먼저 봅니다. 원래 사건에서 피해자 진술이 사실로 받아들여지면 무고 주장은 설 자리가 없습니다.

그 말 자체가 기록할 자료입니다

고소 취소를 요구하면서 무고 고소를 언급하는 연락은 압박에 가깝습니다. 답장을 하지 않아도 되고, 지우지 말고 날짜별로 저장해 두세요. 담당 수사관에게 이런 연락이 왔다는 사실을 알리면 수사에서 정황으로 쓰일 수 있습니다. 가족이 대신 연락을 받는 경우라면 가족에게도 같은 원칙을 알려 주세요. 화가 나 맞대응하다 보면 피해자에게 불리한 말이 오가기도 합니다.

자기 사건과 관련해 정당한 이유 없이 사실을 아는 사람에게 면담을 강요하거나 위력을 행사하면 처벌 대상이 되고(특정범죄가중처벌법 제5조의9 제4항), 원하지 않는 연락이 반복되면 스토킹 문제도 생깁니다. 보복이 걱정된다면 수사기관에 신변안전조치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성폭력처벌법 제23조).

흔들리지 않으려면

  • 연락에 직접 답하지 말고, 대리인을 통해 연락하라는 말만 전하기
  • 고소는 1심 판결 선고 전까지 취소할 수 있지만, 취소하면 같은 사건으로 다시 고소할 수 없다는 점 기억하기(형사소송법 제232조)
  • 진술을 바꾸거나 기억에 없는 내용을 보태지 않기
  • SNS에 사건 내용이나 가해자 신상을 올리지 않기

마지막 항목은 무고와는 다른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사실을 적었더라도 공개적으로 가해자를 특정하면 명예훼손 분쟁이 생길 수 있어, 억울한 마음은 수사 절차 안에서 풀어야 합니다. 고소 취소를 고민하게 되더라도 그 결정은 압박이 없는 상태에서 해야 합니다. 맞고소가 두려워 내린 취소는 나중에 되돌릴 수 없습니다.

지산은 피해자 측 대리인으로서 가해자 측 연락을 대신 받고, 맞고소 언급이 있으면 그 기록을 정리해 수사기관에 알립니다. 실제로 무고 고소가 들어오더라도 피해자가 처음부터 일관되게 진술해 왔다면, 대응할 근거는 이미 쌓여 있는 셈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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