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공연음란과 화장실 침입, 벌금 뒤에 따라오는 것이 다릅니다

김한솔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4.02

길에서 신체를 노출한 일, 술에 취해 여자화장실에 들어간 일은 둘 다 현장에서 붙잡히는 경우가 많고 법정형도 비슷해 보입니다. 그런데 벌금형이 나온 뒤의 모습은 꽤 다릅니다. 두 죄를 나란히 놓고 보면 어디서 갈리는지가 분명해집니다.

요건부터 다릅니다

공연음란(형법 제245조)은 공연히 음란한 행위를 하면 성립하고, 1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합니다. 불특정 또는 다수의 사람이 알 수 있는 상태에서 일반인의 성적 수치심을 해치는 행위가 있었는지를 봅니다. 술에 취해 노상방뇨를 하다 노출된 경우처럼 성적인 의미가 없는 행동이라면 음란한 행위인지를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성적목적다중이용장소침입(성폭력처벌법 제12조)은 자기의 성적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으로 화장실, 목욕장, 탈의실, 모유수유시설 같은 장소에 침입하거나 퇴거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성립하고,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들어간 것만으로 성립하고 무엇을 봤는지는 요건이 아니지만, 성적 목적은 수사기관이 증명해야 합니다. 화장실을 착각한 것인지 일부러 들어가 머문 것인지가 쟁점입니다.

같은 장소에서 비슷한 신고가 여러 번 있었다면 수사기관은 CCTV를 거슬러 올라가 여죄를 확인합니다. 촬영을 시도한 정황이 보이면 카메라등이용촬영 미수가 함께 검토되고 휴대폰 포렌식으로 이어집니다.

신상정보 등록은 이렇게 갈립니다

  • 공연음란: 성폭력범죄에는 해당하지만 신상정보 등록대상 범죄가 아님
  • 다중이용장소침입: 벌금형이면 등록 제외, 징역형이면 집행유예라도 등록대상
  • 두 죄 모두 유죄판결이면 이수명령이 원칙적으로 함께 부과되고 취업제한도 판단됨

성폭력처벌법 제42조는 제12조와 제13조의 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경우를 등록대상에서 뺍니다. 공연음란은 애초에 등록대상 성범죄 목록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같은 벌금형이라도 다중이용장소침입은 징역형과의 경계가 중요하고, 공연음란은 등록보다 다른 부수처분과 직업상 불이익이 더 큰 문제가 됩니다.

술에 취했다는 사정의 의미도 다릅니다

성폭력처벌법 제20조는 음주나 약물로 인한 심신장애 상태에서 성폭력범죄를 범하면 형법의 심신장애 감경 규정을 적용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정합니다. 그런데 이 특례는 공연음란 등 제2조 제1항 제1호의 죄를 대상에서 빼 두었습니다. 만취 상태였다는 사정이 공연음란과 다중이용장소침입에서 법적으로 다르게 다뤄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물론 술을 마셨다는 사정만으로 감경이 되는 것은 아니고, 실제로 판단 능력이 떨어졌는지를 따로 따집니다.

공무원이나 교원이라면 두 죄 모두 성폭력범죄여서 100만원 이상의 벌금이 확정되면 당연퇴직 문제가 생깁니다. 기소유예로 끝나면 이런 처분이 따라오지 않으므로, 현장에서 쓴 진술서 내용을 확인하고 송치 전에 경위를 정리하는 일이 먼저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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