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선생님의 폭언과 체벌은 학폭위가 아니라 다른 길로 갑니다
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2.01아이가 담임선생님에게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거나 벌을 받다 맞았다고 털어놓으면, 부모님들은 학교폭력으로 신고해야 하는지부터 고민하십니다. 결론적으로 학폭위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곳이 아닙니다. 대신 법이 마련해 둔 다른 길이 있고, 그 길을 고르는 순서가 중요합니다.
학폭위 조치는 학생에게만 내려집니다
학교폭력예방법의 1호부터 9호까지 가해학생 조치는 학생에게만 적용됩니다. 다만 학교장의 분리 의무에는 '교사를 포함한다'고 적혀 있어서(제16조제1항), 교사가 가해자인 경우에도 학교에 아이와의 분리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교사의 행위 자체는 아동학대 신고나 교육청 감사 요청 같은 절차로 다룹니다.
아동복지법 제17조는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는 신체적 학대와 정신건강·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를 금지하고, 이를 어기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제71조). 아동학대 신고를 이유로 신고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도 법으로 금지돼 있습니다(아동학대처벌법 제10조의2).
정당한 생활지도는 학대가 아닙니다
반대쪽 규정도 함께 알아야 합니다. 초·중등교육법 제20조의2는 학교장과 교원이 법령과 학칙에 따라 학생을 지도할 수 있고, 학생이 자신이나 다른 사람을 해칠 우려가 있는 긴급한 경우에는 필요한 최소한도에서 제지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그리고 제20조의6은 이런 정당한 행위를 아동복지법상 신체적·정서적 학대나 방임으로 보지 않는다고 못 박았습니다.
교원의 생활지도가 아동학대로 신고되면 교육감이 수사기관에 의견을 내는 절차도 있습니다(교원지위법). 그래서 보호자 쪽에서는 '기분 나쁜 지도'가 아니라 지도의 범위를 넘은 부분을 구체적으로 보여 줘야 합니다. 언제, 어떤 말이나 행동이, 몇 번, 누가 보는 앞에서 있었는지를 정리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증거를 모을 때 조심할 것
아이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수업을 몰래 녹음하는 방법은 권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부모가 자녀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담임교사의 수업 중 발언을 녹음한 사건에서 그 녹음을 증거로 쓸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4. 1. 11. 선고 2020도1538 판결). 아이의 말을 날짜별로 적고, 같은 반 학생이나 보호자에게 들은 이야기를 따로 정리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보호자의 항의도 선이 있습니다
- 요청은 교사 개인 휴대전화가 아니라 학교 공식 창구에 서면으로 합니다
- 같은 요구를 반복하거나 늦은 시간에 연락하지 않습니다
- 감정적인 표현은 빼고 원하는 조치를 분명히 적습니다
목적이 정당하지 않은 민원을 반복하는 등 교육활동을 부당하게 간섭하면 보호자가 교육활동 침해행위로 신고될 수 있습니다. 아이를 지키려던 항의가 새로운 분쟁이 되지 않도록, 처음부터 기록이 남는 방식으로 움직이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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