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훈육과 정서적 학대 사이, 법원이 보는 것

김한솔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7.21

“가르치려고 한 말이었습니다.” 아동학대로 신고된 부모와 보육교사, 교사에게서 가장 많이 듣는 말입니다. 그 진심을 의심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아동학대 사건에서 법원은 목적보다 행위 자체가 아이에게 어떤 위험을 만들었는지를 먼저 봅니다.

아동학대처벌법의 아동학대범죄는 보호자의 학대를 말하는데, 여기에는 친권자뿐 아니라 업무나 고용 관계로 아이를 사실상 돌보는 보육교사, 교사, 학원 강사도 들어갑니다. 보호자가 아니더라도 아동복지법의 금지행위는 누구에게나 적용되므로, 이웃이나 친척 어른의 행동도 수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의도보다 위험을 봅니다

아동복지법은 18세 미만 아동에 대한 신체적 학대, 정서적 학대, 방임을 금지하고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합니다(제17조, 제71조). 대법원은 아동의 정신건강과 정상적인 발달을 해칠 위험이나 가능성이 생기면 정서적 학대가 될 수 있고, 행위자가 그 위험을 미필적으로 인식했으면 충분하다고 봅니다(대법원 2015. 12. 23. 선고 2015도13488 판결).

그래서 훈육 목적이었다는 설명만으로는 판단이 끝나지 않습니다. 어떤 말을 몇 번 했는지, 말의 강도와 상황, 아이가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다른 방법은 없었는지가 함께 검토됩니다. 조사 전에 문제 된 장면을 하나씩 떠올려 구체적으로 정리해 두셔야 하는 이유입니다.

누가 했느냐에 따라 형이 달라집니다

어린이집 보육교직원, 유치원과 학교 교직원, 학원 강사처럼 신고의무자가 자신이 보호하는 아동에게 학대를 하면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됩니다(아동학대처벌법 제7조). 같은 행동이라도 부모나 이웃보다 무겁게 다뤄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교원에게는 따로 고려되는 점이 있습니다. 유아교육법과 초·중등교육법에 따른 정당한 교육활동과 학생생활지도는 아동학대로 보지 않습니다. 교육활동 중 행위가 신고되면 관할 교육감이 의견을 낼 수 있고, 경찰과 검사는 그 의견을 사건기록에 편철하고 참고해야 합니다(같은 법 제17조의3).

조사는 두 곳에서 동시에 진행됩니다

신고가 들어가면 시·군·구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의 조사와 경찰 수사가 함께 시작됩니다. 두 절차는 목적이 다르지만 진술이 서로 비교될 수 있으므로, 기억이 분명한 사실과 추측을 구분해 같은 내용으로 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벌금형에도 취업제한이 따라옵니다

아동학대관련범죄로 벌금형만 선고돼도 법원은 원칙적으로 10년을 넘지 않는 기간 동안 아동관련기관에 취업하지 못하게 하는 명령을 함께 선고합니다(아동복지법 제29조의3). 어린이집이나 학교, 학원에서 일하는 분에게는 형의 종류만큼이나 이 명령의 면제와 기간이 중요합니다.

부모 사건이라면 원가정 보호의 필요성도 함께 고려되어, 상담과 교육을 조건으로 한 기소유예나 아동보호사건 송치가 검토될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결과를 기다리기보다 상담이나 교육을 먼저 받기 시작한 기록이 판단에 도움이 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형사 칼럼 더 보기

형사

합의, 언제 꺼내야 할까

합의금보다 먼저 고민해야 하는 것이 합의를 시작하는 때입니다. 단계마다 합의가 갖는 의미와 서두를 때 생기는 문제를 적었습니다.

김한솔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10.06

형사

불송치 통지를 받은 고소인의 3개월

고소했는데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했다는 통지가 왔습니다. 2026년 10월부터 생긴 이의신청 기한과 그 안에 해야 할 일을 정리했습니다.

김한솔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