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구속적부심과 보석, 무엇을 들고 가느냐의 문제
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7.15영장이 발부되면 가족들은 곧바로 다시 다툴 방법이 없느냐고 묻습니다. 있습니다. 기소 전에는 구속적부심사, 기소 뒤에는 보석입니다.
그런데 이 절차를 영장실질심사의 재시험처럼 생각하면 결과가 실망스럽기 쉽습니다. 판사가 이미 한 번 본 사정을 다시 보여 주는 것만으로는 판단이 바뀔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구속적부심은 새로 생긴 사정이 핵심입니다
구속된 피의자 본인뿐 아니라 변호인, 배우자, 직계친족, 형제자매, 가족, 동거인, 고용주도 법원에 구속이 적법하고 필요한지 다시 심사해 달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214조의2 제1항). 법원은 청구서가 접수된 때부터 48시간 안에 심문하고, 보증금 납입을 조건으로 석방을 명할 수도 있습니다(같은 조 제4항, 제5항).
그래서 필요한 것은 영장 발부 뒤에 달라진 사정입니다. 피해자와 합의가 됐거나 피해를 변제한 경우, 건강이 나빠져 구금 생활이 어려워진 경우, 주요 증거가 이미 확보되어 증거를 없앨 염려가 줄어든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같은 영장에 대해 다시 청구하면 심문 없이 기각될 수 있고(같은 조 제3항), 적부심 결정에는 항고할 수도 없습니다(같은 조 제8항). 한 번에 제대로 준비해야 하는 절차입니다.
청구서에는 영장 발부 뒤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첫머리에 적고, 그 사정을 보여 주는 서류를 붙입니다. 심문 때는 피의자 본인도 법정에 나와 판사의 질문을 받습니다. 그 자리에서 할 말은 접견에서 변호인과 미리 정리해 둡니다.
보석은 허가가 원칙입니다
기소된 뒤에는 보석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장기 10년이 넘는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 누범이나 상습범, 증거인멸이나 도망의 염려, 주거 불명, 피해자 등에 대한 위해 우려 같은 사유가 없으면 보석을 허가해야 합니다(형사소송법 제95조). 법의 문언만 보면 허가가 원칙이고 예외가 거절입니다.
실제 심리에서 법원이 보는 것도 결국 재판에 성실히 나올지, 피해자와 증인에게 영향을 주지 않을지입니다. 혐의를 다투는 사건이라면 주요 증인신문이 끝난 뒤가 증거인멸 염려를 덜어 낼 수 있는 시점이 되기도 합니다. 보석에는 보증금, 주거 제한, 출석 서약 같은 조건이 붙으니 지킬 수 있는 조건인지도 미리 따져 봅니다.
가족이 준비할 것
- 석방되면 함께 지낼 주소와 그 집 가족의 확인서
- 돌아갈 직장이 있다는 확인(재직증명서, 고용주의 확인서)
- 합의서나 변제 영수증, 공탁서
- 치료가 필요하다면 진단서와 진료기록
적부심이든 보석이든 판사에게 보여 줘야 하는 것은 이번에는 다르다는 이유입니다. 그 이유를 말이 아니라 서류로 보여 줄 수 있을 때 청구하는 것이 맞습니다. 서두르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준비가 덜 된 청구 한 번이 오히려 기회를 써 버리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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