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가족이 체포됐다는 연락을 받은 밤에
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2.11늦은 밤 걸려 온 전화로 남편이나 아들이 경찰서에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 일이 있습니다. 체포된 본인은 휴대폰을 쓸 수 없으니 가족이 가장 먼저 움직여야 합니다. 그런데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몰라 밤새 경찰서 앞을 서성이게 됩니다. 그 밤에 할 수 있는 일은 생각보다 적고, 그래서 순서가 중요합니다.
그날 밤 확인할 것
어느 경찰서 어느 부서에 있는지, 어떤 혐의인지, 언제 체포됐는지 세 가지입니다. 체포 통지 문자나 전화에 적힌 내용을 그대로 저장해 두세요. 체포 시각은 이후의 기한을 계산하는 기준이 됩니다. 체포된 사람은 진술을 거부할 수 있고 변호인을 만날 수 있습니다. 가족이 변호인을 정하면 그 변호인이 경찰서에 접견을 신청해 본인을 만나게 됩니다.
체포한 사람을 계속 붙잡아 두려면 체포한 때부터 48시간 안에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하고, 청구하지 않으면 즉시 석방해야 합니다(형사소송법 제200조의2 제5항). 영장이 청구되면 판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청구된 날의 다음 날까지 피의자를 심문합니다(제201조의2 제1항). 가족에게 주어진 시간은 길어야 이틀 남짓입니다.
마음이 급할수록 하지 말아야 할 일
가족이 피해자 쪽에 연락해 선처를 부탁하는 일은 마음이 급할수록 일어납니다. 그러나 이 연락은 영장실질심사에서 피해자에게 영향을 줄 염려가 있다는 근거로 쓰일 수 있습니다. 본인의 휴대폰이나 노트북, 클라우드 계정에 손을 대 무언가를 정리하는 것도 같은 이유로 피해야 합니다. 휴대폰이 압수됐다면 압수목록을 받았는지도 나중에 확인합니다.
면회에서 사건 이야기를 맞추려는 것도 조심해야 합니다. 가족 면회는 유치장 사정에 따라 제한되는 경우가 있고, 무엇보다 진술 방향은 변호인 접견에서 정하는 것이 맞습니다. 변호인 접견은 가족 면회와 별개로 신청할 수 있어서, 본인의 상태와 조사 상황을 가장 빨리 확인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영장실질심사 전에 모을 서류
판사가 보는 것은 혐의가 상당한지와 함께 주거가 일정한지, 도망하거나 증거를 없앨 염려가 있는지입니다. 가족이 준비할 서류는 많지 않지만, 하루 안에 변호인에게 전달되어야 심문에서 쓸 수 있습니다.
- 주민등록등본과 가족관계를 보여 주는 서류
- 재직증명서나 사업자등록증
- 가족이 출석을 돕고 피해자와 접촉하지 않도록 살피겠다는 탄원서
- 치료 중인 질환이 있다면 진단서나 처방 기록
탄원서는 길게 쓸 필요가 없습니다. 본인과의 관계, 앞으로 어떻게 곁에서 살필지, 연락이 닿는 주소와 전화번호를 적고 신분증 사본을 붙이면 됩니다. 영장이 기각되면 그날 석방되어 불구속 상태로 수사가 이어집니다. 석방됐다고 사건이 끝난 것은 아니어서, 그때부터 추가 조사와 의견서 일정을 다시 잡습니다.
지산은 체포된 분을 경찰서로 찾아가 접견하고, 영장실질심사에 함께 출석합니다. 경찰서 이름과 체포 시각만 알아도 바로 움직일 수 있으니, 그 두 가지부터 확인해 두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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