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수사관의 첫 전화, 그 통화에서 꼭 받아 적을 것

김한솔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4.02

모르는 번호로 걸려 온 전화가 경찰서 수사팀이라는 말로 시작하면 대부분 머릿속이 하얘집니다. 상담실에서 그 통화 이야기를 들어 보면, 놀란 나머지 그 자리에서 사정을 길게 설명했다는 분이 적지 않습니다. 전화로 출석을 요구한 경우에는 그 취지를 적은 수사보고서가 사건기록에 붙고(수사준칙 제19조 제4항), 통화에서 한 말이 사건의 첫인상으로 남기도 합니다. 해명하고 싶은 마음은 자연스럽지만, 그 순간에는 아직 무엇을 묻는 사건인지도 모르는 상태입니다.

받아 적을 것은 정해져 있습니다

  • 죄명과 사건번호
  • 담당 부서, 수사관 이름, 직통 번호
  • 고소로 시작된 사건인지, 현장 신고나 다른 사건에서 이어진 것인지
  • 수사관이 제안한 출석 일시와 장소

출석요구는 피의사실의 요지를 적은 출석요구서로 하는 것이 원칙이고, 급한 사정이 있을 때 전화나 문자로 할 수 있습니다(수사준칙 제19조 제3항). 그러니 어떤 일로 부르는지 요지를 묻는 것은 당연한 질문입니다. 전화로 자세히 듣지 못하더라도 죄명 하나만 알면 준비 방향이 크게 달라집니다.

피의자로 부르는지 참고인으로 부르는지도 물어 두세요. 참고인으로 연락을 받았다가 조사 도중 피의자로 바뀌는 경우도 있어서, 어느 쪽이든 가볍게 넘길 일은 아닙니다.

날짜는 그 자리에서 확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수사관은 조사 일시와 장소를 피의자와 협의해야 하고, 변호인이 있으면 변호인과도 협의해야 합니다(수사준칙 제19조 제2항). 연기를 요청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정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변호인과 상의한 뒤 다시 연락드리겠다는 말은 피하는 인상을 주는 답이 아니라 절차 안에 있는 답입니다.

연락을 끊거나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체포영장이 청구될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200조의2). 일정을 미루는 것과 수사를 피하는 것은 수사기관도 구분해서 봅니다. 직장 일정이나 치료 때문에 출석이 어렵다면 그 사정도 솔직하게 말하는 편이 낫습니다. 치료 등으로 경찰서에 나가 조사를 받기가 현저히 곤란하면 수사관서 밖에서 조사할 수 있다는 규정도 있습니다(수사준칙 제19조 제5항).

전화를 끊은 뒤 30분

통화가 끝나면 상대방에게 연락해 무슨 일이냐고 묻고 싶어집니다. 그 메시지 한 통이 사건에서 가장 불리한 자료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통 지인에게 상황을 묻는 것도 같습니다. 의도와 상관없이 말을 맞추려 한 정황으로 읽힐 수 있고, 대화방을 정리하거나 사진을 지우는 일도 바로 이 시간에 자주 일어납니다.

그 30분은 기억을 적는 데 쓰는 편이 낫습니다. 언제, 어디서, 누구와 있었는지를 떠오르는 대로 적고 확실한 부분과 흐린 부분을 표시해 두세요. 출석요구 문자는 화면을 저장해 두고, 통화였다면 통화 시각과 수사관이 한 말을 적어 둡니다. 이 메모가 상담과 조사 준비의 출발점이 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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