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가족이 체포됐다는 전화를 받은 밤

김한솔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3.31

체포 소식은 대개 예고 없이, 그것도 밤이나 주말에 옵니다. 본인 휴대전화로 걸려 온 경찰의 전화일 수도 있고, 경찰서에서 보낸 체포 통지일 수도 있습니다. 전화를 끊고 나면 대부분 옷부터 챙겨 경찰서로 향합니다. 얼굴이라도 봐야 마음이 놓일 것 같기 때문입니다.

면회와 변호인 접견은 다릅니다

막상 경찰서에 가도 체포 직후에는 조사가 이어지고 있어 가족이 만나지 못하고 돌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나더라도 짧게 안부를 묻는 정도이고, 대화가 들리거나 기록될 수 있어 사건 이야기를 나누기 어렵습니다.

변호인이나 변호인이 되려는 사람은 체포된 사람을 접견할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34조).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지금까지 조사에서 무엇을 말했는지, 앞으로 어떻게 진술할지를 나눌 수 있는 자리는 이 접견입니다. 체포된 사람의 배우자, 직계친족, 형제자매는 본인과 별도로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습니다(제30조 제2항). 체포된 사람이 휴대전화를 쓸 수 없으니, 사실상 가족이 먼저 움직여야 합니다.

경찰은 체포한 뒤 변호인이 없으면 체포된 사람이 지정한 가족 등에게 24시간 안에 사건명, 체포 일시와 장소, 범죄사실의 요지, 체포 이유를 서면으로 알려야 합니다(수사준칙 제33조 제1항). 통지서를 받았다면 그 내용이 변호인이 가장 먼저 확인할 정보이니 사진으로 찍어 두세요.

48시간이라는 숫자

체포한 때부터 48시간 안에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으면 풀어 줘야 합니다(형사소송법 제200조의2 제5항). 이 시간 동안 조사가 이어지고, 그 진술이 영장 신청과 영장실질심사의 자료가 됩니다. 체포된 사람은 당황한 상태에서 묻는 대로 답하기 쉽습니다. 가족이 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도움은 다음 조사 전에 변호인이 먼저 만나게 하는 것입니다.

그 사이 가족은 영장실질심사에 대비해 서류를 모읍니다. 주민등록등본, 가족관계증명서, 재직증명서처럼 이 사람이 도망가거나 증거를 없앨 사람이 아니라는 사정을 보여 줄 서류입니다. 체포된 시각과 경찰서, 담당 부서, 죄명도 종이에 적어 둡니다.

48시간을 계산하는 출발점이 체포된 시각입니다. 체포된 사람이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약 이름과 처방전을 챙겨 경찰서에 알리는 것도 가족이 할 일입니다.

그 밤에 하지 말아야 할 일

  • 피해자나 사건 관계자에게 연락해 사정을 설명하는 일
  • 체포된 사람의 휴대전화나 컴퓨터를 정리하는 일
  • 체포된 사람이 무엇을 말했을지 짐작해 다른 가족이나 지인과 말을 맞추는 일

급한 마음에 한 일이 회유나 증거인멸 시도로 읽히면, 막으려던 구속을 오히려 앞당길 수 있습니다. 그 밤에 가족이 할 일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적고, 모으고, 변호인에게 넘기는 것입니다.

체포는 시간을 가리지 않습니다. 지산은 밤이나 주말에도 접견 요청을 받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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