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영장실질심사 전날, 가족이 모아야 할 서류
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1.16가족이 체포됐다는 연락을 받고 경찰서로 달려가도 본인 얼굴을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 사이 구속영장이 청구됐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이때 가족이 할 수 있는 일이 의외로 많습니다. 판사가 구속 여부를 정할 때 보는 것은 상당 부분 바깥에 있는 서류이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얼마나 있나
체포된 사람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되면 판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청구된 날의 다음 날까지 피의자를 심문해야 합니다(형사소송법 제201조의2 제1항). 체포 시각부터 따지면 영장 청구까지 48시간, 그 뒤 심문까지 하루 남짓입니다. 서류를 모을 시간은 길어야 이틀 정도라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변호인이 없으면 판사가 국선변호인을 정합니다(같은 조 제8항). 다만 국선변호인이 정해지는 시점에는 가족이 모은 자료를 전달할 시간이 빠듯한 경우가 많습니다. 가족이 먼저 움직여야 하는 이유입니다.
판사가 서류에서 보고 싶은 것
판사는 주거가 일정한지, 증거를 없애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는지를 보고, 재범의 위험성도 함께 따집니다(제70조). 서류는 이 질문에 하나씩 답하는 방식으로 모읍니다.
- 사는 곳(주민등록등본, 임대차계약서나 등기사항증명서)
- 하는 일(재직증명서, 재학증명서, 사업자등록증, 최근 급여 내역)
- 함께 지낼 사람(가족관계증명서, 가족의 탄원서)
- 다시 손대지 않을 환경(정신건강의학과 진료 예약 확인서, 중독 상담 신청 내역)
재직증명서는 회사에 사정을 알려야 발급되는 경우가 있어 망설여질 수 있습니다. 급여 이체 내역이나 4대보험 가입 내역처럼 회사를 거치지 않고 뗄 수 있는 자료로 대신하는 방법도 있으니, 무리하게 회사에 연락하기 전에 변호인과 상의하세요. 진료 예약도 하루 이틀 안에 잡기 어려울 수 있는데, 예약 날짜가 몇 주 뒤라도 예약 확인 문자나 접수증은 자료가 되니 일단 잡아 두세요.
서류보다 먼저 지킬 것
서류를 모으다 보면 본인 방을 정리하고 싶어지고, 함께 어울린 친구에게 무슨 일인지 묻고 싶어집니다. 이런 행동은 증거인멸이나 말 맞추기로 비칠 수 있고, 판사가 가장 경계하는 사정과 정확히 겹칩니다. 방은 그대로 두고, 친구에게는 연락하지 마세요.
모은 서류는 사진이라도 찍어 바로 변호인에게 넘기면 됩니다. 지산은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해 가족이 모은 자료로 불구속 상태로도 수사와 재판에 성실히 응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합니다.
심사가 끝난 뒤
영장이 기각되면 그날 집으로 돌아오지만 사건은 계속됩니다. 탄원서에 적은 계획을 실제로 지키는 것이 다음 단계의 자료가 됩니다. 영장이 발부되더라도 끝은 아닙니다. 실질심사 뒤에 새로 생긴 사정, 예를 들어 입원 치료가 확정됐다는 자료를 모아 구속적부심을 청구할 수 있고, 배우자나 부모, 형제자매 같은 가족도 직접 청구할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214조의2 제1항).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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