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누범, 상습범, 집행유예 결격은 서로 다른 이야기입니다
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1.12재범 사건 상담에서는 '누범이라서 무조건 실형'이라는 말을 먼저 듣고 오시는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정작 기록을 보면 누범이 아니라 집행유예 결격이 문제인 사건도 있고, 상습범 가중이 쟁점인 사건도 있습니다. 세 제도는 이름이 비슷하지만 기준이 되는 날짜와 효과가 다릅니다.
누범은 실형을 마친 뒤 3년입니다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아 그 집행을 마치거나 면제된 뒤 3년 안에 금고 이상에 해당하는 죄를 지으면 누범이 되고, 그 죄에 정한 형의 장기의 2배까지 가중합니다(형법 제35조). 기준은 실형의 집행이 끝난 날입니다. 집행유예를 받았던 사람은 형의 집행을 받은 것이 아니므로 누범의 문제가 아닙니다.
벌금 전과만 있다면 누범은 되지 않습니다. 다만 같은 종류의 벌금 전과가 여러 번이면 양형과 집행유예 판단에서 불리하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실형을 마친 뒤 3년이 지났다면 누범은 아니지만, 앞선 전과는 여전히 양형에서 동종 전과로 읽힙니다. 누범이 아니라는 사실이 곧 가볍게 처리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집행유예 결격과 실효는 날짜 싸움입니다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한 판결이 확정된 때부터 그 집행을 마치거나 면제된 뒤 3년까지의 기간에 범한 죄에는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습니다(형법 제62조 제1항 단서). 집행유예 기간 중의 범행도 여기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유예기간 중 고의로 범한 죄로 금고 이상의 실형이 확정되면 앞선 집행유예가 효력을 잃어 그 형까지 함께 살게 됩니다(제63조).
다만 대법원은 새 사건의 판결 선고 전에 앞선 집행유예가 실효나 취소 없이 유예기간을 마쳤다면 다시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다고 봅니다(대법원 2007. 7. 27. 선고 2007도768 판결). 남은 유예기간과 재판 일정이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뜻이지만, 출석을 피하는 식으로 시간을 끌면 구속 사유만 키우게 됩니다.
상습범은 법정형 자체가 올라갑니다
상습범은 전과의 날짜가 아니라 범행을 반복하는 습벽을 봅니다. 마약류관리법은 제59조의 죄를 상습으로 범하면 3년 이상 유기징역, 제60조와 제61조의 죄를 상습으로 범하면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합니다(각 조 제2항). 전과가 없어도 투약을 오래 반복한 사정이 드러나면 상습범으로 기소될 수 있습니다.
- 누범: 실형 집행 종료·면제 후 3년 안의 범행, 장기의 2배까지 가중
- 집행유예 결격: 금고 이상 판결 확정부터 집행 종료·면제 후 3년까지의 범행
- 상습범: 반복 습벽, 마약류관리법 각 조 제2항으로 가중
양형기준도 3년 이내의 동종 전과(금고형의 집행유예 이상)를 특별가중인자로 둡니다. 그래서 재범 사건은 앞선 판결의 확정일, 유예기간 만료일, 집행 종료일부터 확인하고, 그 사이 단약 기간과 치료 기록으로 이번 범행이 이전과 어떻게 다른지 설명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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