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외국인 마약 사건, 벌금으로 끝나면 체류도 괜찮을까

김한솔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1.11

한국에서 일하거나 가정을 꾸린 외국인이 마약 사건에 연루되면 가족이 가장 먼저 묻는 것은 형량보다 체류입니다. 처벌이 가볍게 끝나면 계속 살 수 있느냐는 질문인데, 답은 형사 결과만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출입국관리법이 형사 절차와 별도로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강제퇴거 대상이 되는 기준

출입국관리법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석방된 사람을 강제퇴거 대상으로 명시합니다(제46조 제1항 제13호). 실형을 마치고 나오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또 입국금지 사유가 입국 뒤에 생기거나 발견된 사람도 강제퇴거 대상이 되는데(같은 항 제3호), 입국금지 사유에는 마약류중독자와 사회질서나 선량한 풍속을 해칠 염려가 있는 사람이 들어 있습니다(제11조 제1항).

그래서 벌금형이나 기소유예로 끝났더라도 출입국 심사 대상이 될 가능성은 남습니다. 벌금형은 '금고 이상의 형'은 아니지만, 마약류 사건이라는 사정이 입국금지 사유와 연결돼 판단될 수 있고, 체류기간 연장이나 자격 변경 심사에서 불리하게 반영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외국인 사건에서는 형사 결과의 목표를 정할 때 출입국 절차에 미칠 영향까지 함께 계산합니다. 같은 집행유예라도 체류자격의 종류와 국내 생활 기반에 따라 이후의 흐름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형사 절차가 끝날 무렵 시작되는 절차

공무원은 직무 중 강제퇴거 대상자를 발견하면 출입국·외국인관서에 알려야 하고, 교정시설도 석방이 결정된 외국인을 통보하도록 돼 있습니다(제84조). 그래서 형사 절차가 마무리될 즈음 출입국 심사가 시작되곤 합니다.

심사 결과 강제퇴거 대상이면 강제퇴거명령서가 발급되고, 명령서를 받은 날부터 7일 안에 법무부장관에게 이의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제59조, 제60조 제1항). 강제퇴거 대상이라도 자기 비용으로 스스로 출국하려는 사람에게는 출국명령을 할 수 있고(제68조), 강제퇴거명령을 받고 출국한 뒤 5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은 입국이 금지될 수 있습니다(제11조 제1항 제6호).

영주자격자와 수사 중 출국

영주자격자는 원칙적으로 강제퇴거되지 않지만, 5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를 선고받고 석방된 사람 가운데 법무부령으로 정한 사람 등은 예외입니다(제46조 제2항). 수입이나 매매처럼 법정형이 무거운 혐의라면 이 예외에 해당할 수 있는지부터 따져야 합니다.

수사나 재판 중인 외국인은 출국이 정지될 수 있습니다(제29조). 외국인은 언제든 출국할 수 있다는 이유로 도주 우려가 높게 평가되기 쉬워, 영장실질심사에서는 국내 주거와 직장, 가족, 체류 기간을 자료로 내 생활 기반을 보여 줘야 합니다. 결혼이민이나 취업처럼 체류 기반이 있다면 그 사정을 형사 절차와 출입국 심사에서 각각 소명할 준비를 함께 하는 것이 좋습니다.

조사에서 한국어가 서툴면 통역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통역을 거친 내용이 조서에 정확히 적혔는지 확인한 뒤 서명해야 하고, 이해하지 못한 채 서명한 조서는 나중에 바로잡기 어렵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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