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출석요구 문자를 받은 날 밤, 하지 말아야 할 일

김한솔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1.06

경찰서 수사관 이름으로 문자가 옵니다. 마약류관리법 위반 사건과 관련해 출석해 달라는 내용입니다. 상담 전화는 대개 이 문자를 받은 그날 밤에 걸려 옵니다. 불안한 마음은 당연하지만, 이 첫날 밤에 한 행동이 나중에 기록 속에서 불리하게 읽히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연락하고, 지우고, 바꾸는 일

가장 흔한 실수는 함께 어울린 사람에게 너도 연락 왔느냐고 묻는 것입니다. 이 메시지는 상대 휴대전화에 남고, 수사기관은 말을 맞추려 한 정황으로 봅니다. 판매자에게 연락해 상황을 묻거나 따지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판매자 계정이 이미 수사기관 손에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아, 그날 밤 보낸 메시지가 새 증거가 되기도 합니다.

출석요구를 받은 뒤 대화방을 나가거나 메시지를 지우는 것, 휴대전화를 새 기기로 바꾸는 것도 같은 평가를 받습니다. 지운 기록은 포렌식으로 일부 복구되기도 하고, 상대방 기기에 그대로 남아 있기도 합니다. 결국 내용은 드러나고, 지웠다는 사실만 하나 더 생깁니다.

연락을 받기 전에 정리한 것과 받은 뒤에 정리한 것은 무게가 전혀 다릅니다. SNS 계정을 탈퇴하거나 가상자산 지갑을 옮기는 일도 같은 문제로 이어집니다.

날짜를 서둘러 잡지 않아도 됩니다

두 번째 실수는 수사관 전화에 내일 바로 가겠다고 답하는 것입니다. 수사준칙은 피의자가 출석 일시를 미뤄 달라고 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정하도록 정하고, 변호인이 있으면 변호인과도 일정을 협의하게 합니다(수사준칙 제19조). 준비 없이 들어간 첫 조사에서 한 말은 조서로 남아 사건 내내 기준이 됩니다.

반대로 전화를 아예 받지 않거나 미루기만 하는 것도 위험합니다.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체포영장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200조의2 제1항). 날짜를 바꾸더라도 새 날짜는 그 자리에서 분명히 잡아 두세요. 그 통화에서 피의자로 부르는 것인지 참고인으로 부르는 것인지도 함께 물어보시면 좋습니다.

일정을 정할 때는 출석 전에 상담을 받고 예상 질문으로 연습할 시간을 계산에 넣으세요. 보통은 며칠이면 충분하고, 변호인이 선임되면 수사관과의 일정 협의도 변호인이 맡을 수 있습니다.

그날 밤 대신 해 둘 일

  • 문자나 출석요구서에 적힌 혐의, 담당 부서, 수사관 이름을 그대로 저장해 두기
  • 언제, 어디서, 무엇을, 누구에게서 구했는지 기억나는 대로 날짜순 메모 만들기
  • 복용 중인 처방약이 있으면 처방전과 약 봉투 사진 찍어 두기
  • 송금 내역과 대화 기록은 지우지 말고 그대로 두기

메모는 깔끔하지 않아도 됩니다. 기억이 흐린 부분은 비워 두고 확실한 것만 적어 오시면, 그다음 순서는 상담에서 함께 정하면 됩니다. 인터넷에서 비슷한 사건의 결과를 찾아 읽는 데 밤을 쓰기보다, 그 시간에 메모를 한 줄이라도 더 적는 편이 실제로 도움이 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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