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집행유예를 받은 날, 법정을 나서며 챙길 것

김한솔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7.02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판사의 목소리가 끝나는 순간 법정 밖으로 나오는 가족의 얼굴에 안도가 번집니다. 그날 밤은 충분히 쉬셔도 됩니다.

다만 다음 날부터는 판결문을 펼쳐 놓고 확인할 것이 있습니다. 집행유예는 지켜야 할 것들과 함께 오기 때문입니다.

판결 직후 열흘

선고일부터 7일 안에 검사나 본인이 항소하지 않으면 판결이 확정됩니다(형사소송법 제358조). 보호관찰이 붙었다면 판결이 확정된 뒤 10일 안에 주거지를 관할하는 보호관찰소에 직접 나가 주거와 직업, 생활계획 등을 서면으로 신고해야 합니다(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6조).

  • 판결문에서 유예기간, 보호관찰 기간, 수강명령 시간 확인하기
  • 특별준수사항이 붙었는지 확인하기
  • 추징금이 있다면 고지서와 납부 기한 챙기기
  • 보호관찰소 위치와 신고 기한을 달력에 적어 두기

가족이 함께 판결문을 읽어 두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수강 일정이나 검사 날짜를 본인 혼자 기억하기보다 가족이 함께 챙기면 놓치는 일이 줄어듭니다.

마약 사건에 붙는 조건

투약 사건에서 집행유예를 받으면 200시간 범위의 수강명령이 원칙적으로 함께 붙고, 유예기간 안에 집행됩니다(마약류관리법 제40조의2 제2항·제3항·제5항). 보호관찰소가 집행하고, 그 업무를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에 맡기기도 합니다(같은 조 제6항·제8항). 수강에 빠지면 그 자체가 명령 위반이니, 일정이 잡히면 직장에 미리 이야기해 두고 피치 못할 사정이 생기면 사전에 연락해 날짜를 바꾸세요.

보호관찰 대상자는 주거지에 살며 생업에 종사하고, 범죄를 저지를 염려가 있는 사람과 어울리지 않아야 합니다. 이사하거나 1개월 이상 국내외 여행을 할 때는 미리 신고합니다(보호관찰법 제32조 제2항). 마약 사건에는 중독성 물질을 쓰지 말 것, 마약류 투약 여부 검사에 따를 것이 특별준수사항으로 붙는 경우가 많습니다(같은 조 제3항 제8호·제9호).

검사를 받을 때 문제가 되는 것은 의외로 처방약입니다. 감기약, 수면제, 진통제처럼 새로 처방받은 약이 있으면 처방전을 미리 보여 주세요. 결과가 나온 뒤에 설명하는 것보다 먼저 알리는 편이 훨씬 수월합니다.

유예기간을 무사히 지나려면

준수사항이나 명령을 어기고 그 정도가 무거우면 집행유예가 취소될 수 있습니다(형법 제64조 제2항). 유예기간 중 고의로 범한 죄로 금고 이상의 실형이 확정되면 집행유예는 효력을 잃고, 앞의 형까지 함께 살게 됩니다(제63조). 예전 무리와 다시 연락하는 일, 보호관찰관의 연락을 피하는 일은 그 출발점이 되기 쉽습니다.

반대로 유예기간을 무사히 지나면 형의 선고는 효력을 잃습니다(제65조). 그 기간 동안 치료와 자조모임을 이어 가면 혹시 준수사항 문제가 생겼을 때 소명할 자료가 되고, 무엇보다 다시 같은 법정에 서지 않게 해 줍니다. 보호관찰소에서 위반 통지를 받았다면 혼자 해명하기 전에 먼저 상의하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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