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직접 들고 오지 않아도 '수입'입니다

김한솔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7.04

밀수라고 하면 공항에서 가방 속을 뒤지는 장면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그런데 상담에서 만나는 수입 사건은 대부분 그렇게 극적이지 않습니다. 해외 사이트에서 주문한 물건이 국제우편으로 오다 세관에서 적발되고, 며칠 뒤 수사기관에서 연락이 오는 식입니다. 본인은 물건을 산 것뿐이라고 생각하지만 법은 이를 수입으로 봅니다.

국내로 들여오는 순간 수입입니다

마약류 수입은 마약류를 우리나라 안으로 들여오는 행위입니다. 직접 들고 들어온 경우만이 아니라 해외 판매자에게 주문해 우편이나 특송으로 받은 경우도 수입이고, 본인이 쓰려고 들여왔다는 사정만으로 수입이 아니게 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같은 양이라도 국내에서 산 경우보다 법정형이 훨씬 무겁습니다. 대마 흡연은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이지만 대마 수입은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입니다(마약류관리법 제58조 제1항 제5호). 필로폰 같은 향정 나목, LSD 같은 가목, 마약의 수입도 모두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입니다.

  • 마약, 향정 가목·나목, 대마 수입: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제58조 제1항)
  • 향정 다목 수입: 1년 이상 유기징역(제59조 제1항 제10호)
  • 졸피뎀 같은 향정 라목 수입: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제60조 제1항 제3호)

받지 못했어도, 준비만 했어도

세관에서 적발돼 물건을 받지 못했더라도 수입의 미수범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제58조 제3항). 제58조 제1항의 죄는 예비·음모도 10년 이하 징역으로 처벌하므로(제4항), 주문과 결제, 배송지 지정까지 어느 단계에서 무엇을 했는지에 따라 기수, 미수, 예비가 갈립니다.

국제우편이나 특송화물은 통관 단계에서 마약류가 발견되면 수사기관이 그대로 배달하면서 받는 사람을 확인하기도 합니다. 통관을 위한 개봉과 검사는 행정조사로 보는 것이 법원의 입장이어서, 영장 없이 열었다는 이유만으로 증거가 배제되기는 어렵습니다. 대신 받은 뒤의 압수 절차와 받는 사람을 특정한 방법은 따져 볼 수 있습니다.

가액 기준도 있습니다. 마약이나 향정신성의약품을 수입한 가액이 500만원 이상이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제11조 제1항이 적용돼 무기 또는 7년 이상, 5천만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10년 이상 징역이 됩니다. 대마 수입은 이 조항의 대상이 아닙니다.

결국 무엇을 알았느냐의 문제

수입죄도 고의가 있어야 성립합니다. 마약류인 줄 알았는지, 적어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주문하거나 받았는지가 가장 먼저 다퉈집니다. 판매처가 은어를 썼는지, 통관을 피하는 방법을 안내했는지, 가격이 지나치게 비쌌는지 같은 정황이 판단 자료가 됩니다.

양형기준은 오로지 본인이 쓰려고 들여온 경우를 수출입 유형의 특별감경 요소로 봅니다. 다만 같은 물건을 여러 번 주문했거나 남에게 나눠 줄 만큼의 양이었다면 이 사정을 인정받기 어려우니, 주문 이력 전체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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