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모발에서 나왔다는 것과 '그날 투약했다'는 것은 다릅니다

김한솔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7.06

검사 결과가 양성으로 나왔으니 이제 다툴 것이 없지 않으냐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성분이 검출됐다면 투약 자체를 부인하기는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형사사건에서 처벌 대상이 되는 것은 '마약을 했다'는 막연한 사실이 아니라, 특정한 날 특정한 방법으로 한 구체적인 투약입니다.

공소사실에는 날짜와 횟수가 들어갑니다

공소장에는 범죄의 일시와 장소, 방법이 특정돼야 합니다. 소변이나 모발 감정은 어떤 성분이 몸에 들어왔다는 것을 보여 줄 뿐, 그날이 몇 월 며칠이었는지, 한 번이었는지 여러 번이었는지는 알려 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수사기관은 그 빈칸을 진술과 메신저 대화, 송금 내역으로 채우려 합니다.

소변은 비교적 최근의 사용을 보여 주고, 모발은 채취한 길이에 따라 훨씬 긴 기간을 담습니다. 모발을 구간별로 나눠 분석했는지, 수사기관이 특정한 투약 시기가 그 구간과 맞는지에서 다툴 지점이 생깁니다.

수사기관이 정리한 범죄사실에 '○월경부터 ○월경까지 여러 차례'처럼 넓은 기간이 적혀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기간과 횟수를 무엇으로 정했는지, 감정 결과로 뒷받침되는 부분과 진술에만 기대는 부분이 어디인지 묻는 것이 변론의 출발점입니다.

약물이 무엇이냐에 따라 조문부터 갈립니다

필로폰 같은 향정신성의약품 나목 투약은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입니다(마약류관리법 제60조 제1항 제2호). 대마 흡연과 졸피뎀 같은 라목 투약은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이고(제61조 제1항 제4호·제5호), 헤로인이나 LSD 같은 향정 가목은 벌금형 없이 1년 이상 유기징역입니다(제59조 제1항 제3호·제5호).

현장 간이시약검사는 반응 여부를 빠르게 보는 검사입니다. 성분명은 정밀감정으로 확인되므로, 간이검사 결과만 듣고 무엇을 했다고 단정해 말할 일은 아닙니다.

클럽이나 파티에서 받은 알약처럼 판매자가 부른 이름과 실제 성분이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엑스터시라고 받았는데 다른 성분이 감정됐다면 적용 조문은 감정서에 적힌 성분을 따라갑니다. 무엇이라고 들었는지만 사실대로 말하고, 성분을 단정하는 진술은 결과를 본 뒤로 미루는 편이 낫습니다.

어림잡아 말한 숫자가 범죄사실이 됩니다

조사에서는 처음 한 날과 마지막으로 한 날, 그 사이의 횟수를 거듭 묻습니다. 기억이 흐린 상태에서 '열 번쯤'이라고 답하면 그 숫자가 그대로 범죄사실에 들어가고, 횟수는 처분과 형량을 가르는 주요 사정이 됩니다. 나중에 감정 결과와 어긋나면 진술 전체의 신빙성도 흔들립니다.

  • 확실히 기억하는 날짜와 짐작하는 날짜를 구분해서 말합니다
  • 모르는 부분은 모른다고 답합니다
  • 답하기 전에 남아 있는 대화와 결제 기록부터 확인합니다

투약 사건 조사에서는 누구에게서 구했는지, 누구와 함께했는지도 거의 빠지지 않고 묻습니다. 이 답은 본인 사건을 매수나 수수로 넓히기도 하고, 약을 나눠 줬거나 장소를 내줬다면 별도의 혐의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어디까지 답할지는 조사 전에 정해 두어야 합니다.

검출 결과를 인정하는 것과 수사기관이 적어 온 날짜와 횟수를 모두 받아들이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투약 사건의 변론은 그 둘을 나누는 데서 시작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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