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정밀감정 결과를 기다리는 몇 주, 어떻게 보내야 할까

김한솔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3.30

소변을 받아 간이시약에 떨어뜨리고, 모발 몇 가닥을 잘라 봉투에 넣습니다. 수사관은 정밀감정 결과가 나오면 다시 연락하겠다고 합니다. 그 뒤로 몇 주 동안 아무 연락이 없습니다. 상담에서 이 시기를 두고 가장 많이 듣는 말은 결과가 나와야 뭘 하든 하지 않겠느냐는 것입니다.

간이검사와 정밀감정은 다른 단계입니다

간이시약은 현장에서 양성인지 음성인지를 빠르게 가르는 예비 검사입니다. 정밀감정은 시료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같은 감정기관에 보내 어떤 성분이 얼마나 나왔는지를 분석합니다. 결과가 바로 나오지 않고 몇 주 이상 걸리는 것이 보통입니다.

정밀감정 결과에는 검출된 성분의 이름이 적힙니다. 이 성분이 필로폰인지, 대마 성분인지, 병원에서 쓰는 수면마취제인지에 따라 적용 조문이 달라집니다. 모발은 채취한 길이를 구간별로 나눠 보는 경우도 있어, 어느 시기의 투약으로 추정되는지가 함께 문제됩니다.

결과를 알려 주는 방식도 사건마다 다릅니다. 전화로 결과만 알려 주기도 하고, 아무 설명 없이 다음 조사 날짜만 잡기도 합니다. 어느 쪽이든 결과를 처음 듣는 자리에서 바로 진술까지 하게 되는 상황은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해 둘 일

  • 최근 몇 달간 병원 진료, 시술, 처방약 기록을 모아 두기
  • 기억나는 투약 시기와 횟수를 기록과 대조해 다시 정리하기
  • 첫 조사에서 한 말을 적어 두고, 필요하면 조서 열람을 신청하기
  • 치료나 중독 상담을 시작하고 확인서를 받아 두기

첫 번째 항목은 생각보다 자주 쓰입니다. 수면내시경이나 시술을 받은 적이 있으면 그 마취제 성분이 검출될 수 있는데, 시술 날짜와 진료 기록이 있으면 조사에서 바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결과가 나온 뒤에 기록을 찾으면 늦었다는 인상을 줍니다.

조서 열람은 수사 중에도 본인 진술 부분에 대해 신청할 수 있습니다(수사준칙 제69조 제1항). 결과가 나오면 대개 다시 부르는데, 그때 첫 진술과 감정 결과 사이에 어긋나는 부분이 있으면 그 차이를 설명해야 합니다. 미리 알고 가는 것과 조사실에서 처음 듣는 것은 대응이 전혀 다릅니다.

이 기간에 하지 말아야 할 것

결과가 아직 안 나왔으니 괜찮겠지 하고 다시 손대는 경우가 있습니다. 불구속 상태에서 다시 투약한 사정이 드러나면 재범 위험성이 높다는 판단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형사소송법 제70조 제2항).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은 운에 맡기는 시간이 아니라, 처분 단계에서 쓸 자료를 쌓는 시간입니다.

감정 결과를 다툴 여지가 있는지도 이때 봅니다. 채취한 날짜와 봉인 과정, 시료가 바뀌었을 가능성, 추정 투약 시기가 수사기관이 특정한 날짜와 맞는지 같은 것들입니다. 실제로 다툴지는 결과를 받아 본 뒤 정하더라도, 무엇을 확인해야 할지는 미리 알고 있어야 합니다.

음성이 나왔다고 사건이 바로 끝나는 것도 아닙니다. 대화 기록이나 송금 내역 같은 다른 자료로 매수나 소지가 문제될 수 있어, 결과와 상관없이 정리해 둔 자료는 그대로 쓸모가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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