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치료보호, 이수명령, 치료명령은 어떻게 다른가
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3.30마약 사건에서 '치료'라는 말은 여러 제도를 가리킵니다. 행정기관이 붙이는 것, 검사가 처분 조건으로 붙이는 것, 법원이 판결과 함께 명하는 것이 각각 다르고 근거 법률도 다릅니다. 이름이 비슷해 혼동하기 쉬운 세 가지를 나란히 놓고 보겠습니다.
치료보호는 행정의 영역입니다
보건복지부장관이나 시·도지사는 마약류 사용자에게 치료보호기관에서 중독 여부를 판별하는 검사를 받게 하거나, 중독자로 판명된 사람에게 치료보호를 받게 할 수 있습니다(마약류관리법 제40조). 판별검사는 1개월 이내, 치료보호는 12개월 이내이고, 비용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합니다.
이 제도는 형사처벌과 별개로 운영되지만, 검사의 조건부 기소유예에서 치료보호가 조건으로 붙기도 합니다. 일반 병원이나 상담 기관을 따로 다니는 비용은 본인이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어느 경로로 치료를 받을지는 미리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판별검사나 치료보호를 받았다는 사실은 처분 단계에서 치료 의지를 보여 주는 자료로도 쓰일 수 있습니다. 다만 치료보호기관과 기간은 행정기관이 정하므로, 본인이 원하는 병원에서 원하는 기간만 다니는 것과는 다릅니다.
수강명령과 이수명령은 원칙적으로 붙습니다
법원은 마약류를 투약·흡연·섭취한 사람에게 유죄판결을 선고하거나 약식명령을 고지할 때,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200시간 범위에서 재범예방 교육의 수강명령이나 재활교육 프로그램의 이수명령을 함께 부과해야 합니다(제40조의2 제2항). 수강명령은 집행유예와 함께, 이수명령은 벌금 이상의 형이나 약식명령과 함께 붙습니다.
형의 선고를 유예하는 경우에는 1년 동안 보호관찰을 명할 수 있고, 집행을 유예하는 경우에는 수강명령 외에 보호관찰이나 사회봉사를 더할 수 있습니다(같은 조 제1항·제4항). 법원은 이를 정하려고 보호관찰소에 피고인의 생활환경, 중독 여부, 재범위험성 등을 조사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습니다(제40조의3).
벌금형이나 약식명령과 함께 붙은 이수명령은 형 확정일부터 6개월 이내에 집행됩니다(제40조의2 제5항). 벌금만 내면 끝난다고 생각해 이 일정을 놓치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치료명령은 중독이 전제입니다
치료감호 등에 관한 법률의 치료명령은 대상이 좁습니다. 마약류 등을 사용하는 습벽이 있거나 중독된 사람이 금고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지은 경우, 법원은 형의 선고나 집행을 유예하면서 치료기간을 정해 치료를 명할 수 있고 이때 보호관찰을 함께 붙입니다(제44조의2).
치료명령은 중독 여부에 대한 판단이 전제가 되므로, 한두 번 투약한 사건에서는 잘 쓰이지 않습니다. 반복 투약이나 재범 사건에서 실형 대신 사회 안에서 치료를 이어 가는 길로 주로 검토됩니다.
세 제도 모두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미 시작한 치료의 기록이 있으면 판단이 훨씬 수월해진다는 점입니다. 보호관찰소 조사에서 중독 여부와 재범위험성을 묻게 되므로, 그때 보여 줄 진료 기록과 상담 참여 확인서를 미리 쌓아 두는 것이 실질적인 준비가 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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