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LSD 종이 한 장이 필로폰보다 무거운 이유

김한솔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6.12

작은 종이 한 장을 혀에 올린 일과 필로폰 투약 가운데 어느 쪽이 무거울까요. 많은 분들이 필로폰이라고 답하지만 법은 반대로 정해 두었습니다. 마약류관리법은 약물을 마약, 향정신성의약품 가목부터 라목, 대마로 나누고, 같은 행위라도 분류에 따라 전혀 다른 조문을 적용합니다.

가목은 의료용으로 쓰이지 않는 약물입니다

LSD는 향정신성의약품 가목입니다. 가목 약물은 소지하거나 사용만 해도 벌금형 없이 1년 이상 유기징역이고(제59조 제1항 제5호), 사고팔거나 주고받으면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입니다(제58조 제1항 제3호). 엑스터시(MDMA)와 케타민은 나목이어서 투약·소지·매매·수수가 모두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이고(제60조 제1항 제2호), GHB는 라목이라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입니다(제61조 제1항 제5호).

케타민은 동물 마취제로 알려져 있어 가볍게 여기는 분이 있지만, 시행령에서 향정 나목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의료 목적 밖에서 쓰면 필로폰과 같은 조문이 적용됩니다.

분류는 시행령 별표로 정해지고, 새로운 물질이 수시로 추가됩니다. 해외에서는 합법이라거나 아직 규제되지 않은 신종 물질이라는 판매자의 말도 그대로 믿기 어렵습니다. 감정서에 적힌 성분명을 시행령 별표와 대조해 보는 것이 가장 확실한 확인 방법입니다.

받은 것인지, 그 자리에서 쓴 것인지

LSD 사건에서 특히 따져야 할 것은 행위의 구분입니다. 누군가에게 한 장을 건네받았다면 수수가 되고, 수수는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 조문에 들어 있습니다. 반면 그 자리에서 다른 사람이 준비한 것을 함께 사용했을 뿐이라면 사용으로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같은 밤의 일이라도 어떻게 정리되느냐에 따라 법정형의 하한이 1년과 5년으로 갈립니다.

그래서 누가 가져왔는지, 언제 어떻게 나눴는지, 본인이 손에 쥔 적이 있는지를 그날 동선과 함께 정리해야 합니다. 함께 있던 사람들의 진술이 엇갈리기 쉬운 부분이라 첫 진술이 중요합니다.

하한이 5년이어도 길은 있습니다

법정형 하한이 5년이라는 말을 들으면 실형을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범죄의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으면 법원은 형을 감경할 수 있고(형법 제53조), 감경을 거치면 집행유예를 검토할 수 있는 범위까지 내려올 수 있습니다. 초범인지, 한 번에 그쳤는지, 유통과 관련이 없는지가 그 판단의 재료가 됩니다.

다만 상대가 미성년자였다면 사정이 완전히 다릅니다. 미성년자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을 매매·수수·투약·제공하면 가목부터 라목까지 구분 없이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입니다(제58조 제1항 제7호). 판매자가 부른 이름이 아니라 감정서에 적힌 성분명과 함께 있던 사람의 나이부터 확인해 두어야 적용될 조문의 윤곽이 잡힙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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